북한 "전염병 방역이 경제건설보다 중요"…코로나 공포 커졌나

노동신문 논설…'인민 생활수준 향상' 위한 간부의 헌신도 강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정국을 자처해 온 북한이 '방역이 경제보다 중요하다'며 전염병 방역사업의 강화 필요성을 연거푸 강조하고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인민의 생명 안전을 굳건히 지키는 것은 우리 당의 제일 중대사' 제목의 논설을 1면에 싣고 "그 어떤 경제건설 성과보다 대유행 전염병의 침습을 막는 것을 더 중요하게 이 사업에 최선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그간의 방역 성과에 대해 높게 평가하면서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신문은 "6개월간의 전례 없는 비상방역전을 통해 어느 나라에서도 세워본 적 없는 강력하고 빈틈없는 방역체계를 구축했다"고 자평했다. 다만 "대유행 전염병의 전파속도는 대단히 빠르며 전염경로는 지정된 것이 없어 국경뿐 아니라 하늘과 땅, 바다가 다 전염경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라며 "비상 방역사업에서 최대로 각성 경계해야 할 것이 방심과 방관, 만성화이며 섣부른 방역 조치 완화"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기조는 지난 2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전염병 유인 위험성이 완전히 소실될 때까지 비상 방역 사업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신문은 "확대회의에서 또다시 국가비상방역사업을 강화하는 문제를 상정한 것은 결코 이룩한 성과와 경험에 대해 자평이나 하자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전염병 유입 위험성이 완전히 소실될 때까지 빈 구멍을 완전히 차단해 지금의 방역형세를 보다 안전하고 공고히 유지해나가자는데 중요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1월 코로나19가 유행하자마자 국경을 완전 봉쇄했으며,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단 한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방역사업 강화를 수차례 강조하면서 북한 내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경각심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정권기관 일군(간부)들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의 기수가 되자' 제목의 사설에서 간부들이 "자기 뼈를 깎아서라도 인민생활 문제를 풀겠다는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는 일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평양시민의 생활개선과 관련해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며 살림집·식수 문제 해결과 채소의 원만한 공급을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로 경제난이 심화한 가운데 북한이 전염병 확산을 막는 동시에 민생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며 민심 달래기에 전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