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떨어뜨리는 여성암 치료 후유증…재활치료로 림프부종·배뇨장애 넘는다

림프액 흐름 도와주는 마사지
압력 분산하는 압박붕대법 등

요실금 등 배뇨장애 환자
케겔운동·전기치료로 호전

국내 암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0.4%다. 암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넘게 삶을 이어간다는 의미다. 10년 전 54.1%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다. 암 생존자가 늘면서 이들의 삶의 질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방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등 여성암은 생존율이 비교적 높지만 림프부종, 배뇨장애 등 2차 후유증이 수술 후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치료할 때부터 신경 써야 한다. 조계희 일산차병원 암재활·림프부종클리닉 재활의학과 교수(사진)는 “암환자 재활치료는 수술, 항암제, 방사선 등의 치료에 견딜 수 있는 몸을 만들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도구”라며 “암수술을 받은 뒤 림프부종, 배뇨장애 등의 부작용을 겪는 환자에게 증상에 맞게 재활치료를 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유방암 수술 후에는 주로 손과 팔이 붓는 상지 림프부종이 생긴다. 유방에 생긴 암세포는 림프관을 타고 주변 겨드랑이 림프절로 퍼지기 쉽다. 유방암 수술을 통해 유방에 생긴 암덩어리와 겨드랑이 림프절을 함께 잘라내면 림프 순환이 정체돼 림프부종이 생기기 쉽다. 이런 림프부종은 수술 직후 생기기도 하지만 모든 치료가 끝난 뒤 수년이 지나고 나타나기도 한다. 림프 순환이 정체돼 갑자기 림프부종이 생기는 환자도 있기 때문이다.

상지 림프부종 환자는 초기에 옷이 끼는 느낌, 무거운 느낌, 화끈거리거나 쑤시는 느낌 등을 호소한다. 부종 부위 조직이 딱딱해지는 섬유화가 진행되면 완치가 어렵다. 이 때문에 초기에 증상이 있을 때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 림프부종이 이미 진행됐다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림프부종이 생긴 환자에게는 림프액 흐름을 원활히 하는 마사지인 도수림프배출법, 적절한 압력을 분산해 림프 순환에 도움을 주는 특수다중저탄력압박붕대법, 림프액이 잘 흐르게 하는 순환촉진운동 등을 시행한다.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의 부인암을 치료하기 위해 서혜부 림프절을 잘라내면 하체 림프액이 흐르는 경로가 차단돼 림프부종이 생기기도 한다.

초기에는 다리가 무거워지는 증상만 호소하지만 심해지면 집안일 등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워진다. 나중에는 하지가 심하게 변형돼 옷을 입는 것도 힘들어한다. 림프부종이 있으면 작은 상처에도 염증이 생기고 심한 통증을 동반할 위험이 크다.

암 치료를 받은 뒤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림프부종이 생기는 것은 암 재발 증상일 가능성도 있다. 림프부종이 생기면 암 상태를 함께 확인해봐야 한다. 조 교수는 “림프부종 발생 전 교육을 받으면 환자가 림프절 제거 후 피부관리 등 부종 예방의 중요성을 미리 인지할 수 있다”며 “후유증 발생률을 낮추고 후유증이 생겨도 바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부인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일부는 골반 아래쪽 근육이 제 기능을 못해 요실금 등 배뇨장애가 생기기 쉽다. 케겔운동, 전기치료 등을 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정상 조직에 손상을 줄 위험이 있다. 전신 피로, 체력 저하, 체중 증가, 비만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암 치료 과정이나 치료 후 근골격계에 불편감,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이 때문에 활동을 잘 못하게 되고 피로감을 느낀다면 점차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항암제를 투여할 때는 무리한 활동은 자제해야 한다. 쉬는 기간에는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해야 한다. 방사선 치료 중에는 산책, 맨손체조, 가벼운 등산 등을 하면 좋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