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취업 활성화' 외치지만 中企 취업 장려금 예산 '반토막'

정부가 고졸 취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하는 직업계고 학생을 지원하는 장려금 예산은 오히려 반토막 난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따르면 고졸 취업 활성화와 관련된 예산 가운데 하나인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 사업' 예산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삭감됐다.'고교 취업 연계 장려금 지원 사업'은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에 취업하는 직업계고 학생에게 고용장려금 400만원을 지원하고, 산업체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직업계고 학생에게 최대 석 달 간 월 60만원씩 지원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학생 만족도가 높아 고졸 취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그동안 설명해 왔다.

하지만 이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에 일자리를 얻는 직업계고 학생에게 고용장려금을 주는 부문의 예산이 당초 768억원에서 3차 추경을 거치며 400억원으로 47.9% 깎였다.교육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와 고용이 악화하면서 중소·중견기업 취업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0학년도 고3 가운데 취업 예상 인원이 3만2천명인데 이 중 올해 취업할 것으로 보이는 인원을 당초 1만9천200명에서 1만명으로 줄여 관련 예산도 삭감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학생에 대한 지원은 내년 예산에 담겠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다.하지만 교육부는 최근 부총리 주재 실·국장 회의와 적극행정 지원위원회 등을 거쳐 올해의 '적극행정 중점과제' 6건을 선정했는데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직업계고 지원과 취업 활성화도 포함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청년층 가운데 취약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직업계고 학생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므로 원활한 사회진출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기능사 자격시험 기회를 추가로 주고 현장실습을 유연화하는 한편, 취업 기회 확대와 공공일자리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관련 예산은 줄었지만 정작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을 중점과제로 선정한 셈이다.

교육계와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을 돕는 예산을 깎고 취업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하는데 예산과 정책이 따로따로 아닌지 의문"이라며 "올해는 장려금이 부족할 정도로 힘쓰고 내년은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행정에 걸맞게 재정을 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