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놀이터 된 도심 5성 호텔…9만원의 '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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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 대전上] 코로나 휴가지, 도심 호텔# 서울에 사는 회사원 김난희(32)씨는 올여름 휴가로 친구와 서울 5성급 호텔에서 낮시간을 즐기는 '반나절 호캉스(호텔+바캉스)'를 가기로 했다. 주중 오전에 피트니스 클럽과 수영장을 이용하고 방에서 수다를 떤 후 저녁에는 친구의 자취방에서 묵기로 했다.
▽ 코로나 사태 후 호캉스 패키지 다양화
▽ 5성급 호텔도 낮시간 호텔 이용 패키지
▽ 8만8000원에 12시간 객실·수영장 이용
김 씨는 "수영을 하기위해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 5성급 호텔에서 10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호텔놀이'를 하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5성급 호텔들이 '실속파' 호캉스족을 잡기 위해 주중 낮 시간 호텔 이용 패키지를 선보이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 속 ‘사회적 거리두기’를 즐기며 '인증샷'을 남기길 원하는 MZ(밀레니얼 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족을 공략한 상품이다. 자녀와 수영장 등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려는 가족 고객들도 자주찾는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1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밀레니엄 힐튼 서울은 주중 오전 중 체크인 후 최대 8시간 동안 호텔 객실에 머물 수 있는 '데이 유즈' 프로모션을 7월부터 선보였다. 토요일을 제외한 날짜에만 운영하며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사이 최대 8시간이다. 해당 패키지는 이용 시간 내 피트니스 센터, 수영장, 사우나를 무료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8만원(봉사료·부가세 별도)부터 시작한다. 자녀를 동반한 고객들은 객실당 어린이 포함 최대 3인까지 입장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한 발 앞서 지난 6월 1일부터 주중 한정으로 '하프 데이 스페셜'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최대 12시간 객실에 머무르며 호텔 피트니스 클럽, 수영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8만8000원(세금·봉사료 포함)이다.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관게자는 "기존에 6월 한 달간만 판매 예정이었으나 고객 반응이 좋아 8월 말까지 판매를 연장했다"며 "30대가 주 이용층으로 집계돼 지난달 15일부터는 유선 예약뿐 아니라 네이버 예약을 통해서도 예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이 같은 '반나절 패키지'는 하늘길이 막히며서 코로나19 사태로 7~8월 최성수기임에도 객실 예약률이 예전같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프로모션이다. 호텔업계에서는 기존에 기업대상 프로모션으로 선보이던 상품을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를 충족시키면서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추억을 남기려는 20~30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호텔들이 다양한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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