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사물인터넷(IoT) 효율 향상 기술 개발

KAIST-미 뉴욕주립대 공동 연구성과
와이파이와 IoT 기기 '후방산란' 기술로 연결
KAIST를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사물인터넷(IoT) 기기 통신 효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IoT는 각종 사물이 센서와 통신기기를 통해 연결돼 양방향으로 소통하면서 개별 객체로는 제공하지 못했던 첨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성민·이융 교수와 정진환 박사과정 연구원, 류지훈 한국뉴욕주립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후방산란' 기술을 이용한 무전원 IoT 게이트웨이 개발에 성공했다고 13일 발표했다. 후방산란 기술은 무선 신호를 직접 만들어내지 않고도 공중에 퍼져있는(방사된) 신호를 반사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무선 신호를 생성하는 전기가 필요없어 초저전력으로 통신을 가능케한다.

IoT는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IoT 기기를 연결하기 위해선 다수의 무선 송수신 장치(통신용 칩)가 장착된 'IoT 게이트웨이'가 필요하다. 기기들과 인터넷 간 서로 다른 통신 규약을 정리해 원활한 통신이 이뤄질 수 있게 하는 장비다. 그런데 이 게이트웨이는 전력소모량이 커 유선 전원공급장치를 장착해야 한다. 유선으론 자유로운 설치가 어려워 광범위하게 인터넷을 연결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연구팀은 후방산란 기술을 이용해 IoT 기기들이 방사하는 무선 신호가 와이파이(Wi-Fi) 신호로 공중에서 변조되도록 설계했다. 구체적으로, IoT 기기들이 주로 사용하는 지그비(저전력 무선망 기술) 또는 BLE(저전력 블루투스 기술) 통신 규격을 따르는 무선 신호를 최적 패턴으로 반사해 와이파이로 변조하는 데 성공했다. 유선 게이트웨이가 필요없는 '무전원 IoT 게이트웨이'를 제작한 것이다.IoT 무선신호와 와이파이 신호는 대역폭, 변조 방식, 전송속도 등 물리적 특성이 크게 다르다. 일반적으론 와이파이 기기가 IoT 신호를 수신할 수 없다. 연구팀은 후방산란 기술이 무선 신호를 반사하면서 주파수, 위상차, 진폭 등을 변조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IoT 신호를 와이파이 신호로 변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상용 노트북, 전구·스피커 등 상용 '스마트홈' 기기에서 무전원 IoT 게이트웨이를 통해 와이파이 신호가 수신됨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제1저자인 정진환 연구원은 "후방산란 기술읕 통해 상용 IoT 기기들이 매우 적은 비용으로 와이파이에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비싸고 전력 소모량이 큰 기존 IoT 게이트웨이 한계를 무전원 게이트웨이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인 것이 이번 연구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지난달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미국컴퓨터학회(ACM) 주최 모바일 컴퓨팅 분야 학술대회 'ACM 모비시스 2020'에서 발표됐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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