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숙현 팀닥터 안주현 "유족께 죄송"…혐의 대체로 시인

구속 여부 오늘 오후 결정될 듯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운동부 운동처방사로 일하며 고(故) 최숙현 선수를 비롯해 운동선수들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안모씨(45)가 1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2020.7.13/뉴스1

"혐의를 인정합니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 등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경주시청 직장운동부 운동처방사 안주현 씨(45)가 13일 대구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경주경찰서를 출발해 이날 오후 2시께 대구지법에 도착한 안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경주시청 팀에는 어떻게 들어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혐의를 인정합니다, 죄송합니다"고 짧게 답한 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경주시청팀에서 소위 '팀닥터'로 불리며 선수들에게 폭행과 성추행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진 그가 유족 등에게 사과한 것은 최숙현 선수 사망 이후 17일 만이다.

안 씨는 이날 오후 12시30분께 경주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대기 중인 호송차를 타고 대구지법으로 갔다. 그는 큰 체구로 알려졌으나 다소 마른 체형이었으며 운동복을 입고 안경을 낀 상태였다. 최숙현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 당사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안 씨는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증 없이 선수들에게 의료행위를 하고 치료비 등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선수들을 때리거나 폭언을 하는 등 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여자선수들을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안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지만 대체로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는 앞서 올 3월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경주시청팀 김규봉 감독과 선배 선수 2명을 고소했을 때 이들과 함께 최숙현 선수 폭행에 가담한 혐의가 드러나 5월 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이후 최숙현 선수가 숨지고 난 뒤 이용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최숙현 선수 동료, 유족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선수 폭행 등을 폭로하자 잠적했다.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운동부 운동처방사로 일하며 고(故) 최숙현 선수를 비롯해 운동선수들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안모씨(45)가 1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2020.7.13/뉴스1
안 씨의 행방을 추적해온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0일 대구 북구에 있는 원룸에서 그를 체포해 경주경찰서로 이송한 후 조사를 벌여 12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과 폭행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안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13일 오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인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오전 0시27분께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해 유명을 달리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