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단체표준 만들고 공동브랜드 운영…"민간 건설社 공략"

협동조합은 지금 - 이기덕 주택가구조합 이사장

붙박이 가구 제조사로 구성
주로 공공기관 대상 영업

엄격한 품질관리 바탕으로
대형 건설사에 판로 모색
이기덕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이 붙박이장의 내구성 시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한국가구시험연구원. 14일 방문한 이곳에선 붙박이장 여닫이문의 내구성 시험이 한창이었다. 4만 번의 개폐 시험을 통과해야 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다. 한국가구시험연구원은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이 제품의 품질 관리를 위해 2000년 설립한 부설 연구원이자 ‘한국교정 시험기관 인정기구 공인검사기관(KOLAS)’이기도 하다.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은 1993년 가정용 가구 제품에 대한 ‘단체표준’을 마련한 이후 조합원사들의 품질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900여 개 조합 가운데 단체표준을 제정한 건 가구조합이 처음이다. 1999년엔 역시 조합 중 최초로 ‘단체표준 우수인증단체’로 선정됐다.이기덕 주택가구조합 이사장은 “단체표준 우수인증은 기술표준원이 기존의 단체표준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조합에만 부여된다”며 “중소업계에서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곳이 가구조합”이라고 말했다.

주택가구조합은 붙박이 가구를 제조하는 138개사가 모여 1983년 설립했다. 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건설회사 등에 가정용 주방가구(싱크대), 붙박이장, 신발장, 화장대 등 고정식 가구를 기업 간 거래(B2B)로 납품하는 중소업체 모임이다. 2002년부터 싱크대 공동브랜드인 ‘IBIS’도 운영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그동안 단체표준에 따른 품질 관리를 바탕으로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판로 확대에 주력했으나 이제부터는 민간 건설사 쪽으로 조합의 역량을 모을 계획”이라고 했다. 단체표준 우수인증단체로서 품질이 검증된 만큼 관행에 따라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민간 건설사들에도 회원사들의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가겠다는 것이다. 회원사들이 개별적으로 대형 건설사들을 상대로 판로를 확대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가구조합은 이를 위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나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1군 건설사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지난해엔 조합의 역량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과협동조합연구소에 의뢰해 조합 진단 컨설팅을 받아 ‘2030 비전’을 설정했다. 공동브랜드를 활용한 시장 개척, 가구정보화플랫폼 구축,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도약 등이 핵심 내용이다. 독일, 이탈리아 등의 가구협동조합을 찾아가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원자재, 부품, 완제품 등 각 생산 단계에 종사하는 업체들의 개발, 판매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정보화 플랫폼을 구축해 회원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쏟겠다”고 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