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방위 압박에…화웨이 매출 증가율 둔화

상반기 13%…전년비 10%P↓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의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 움직임에 타격을 받았다.

화웨이는 지난 13일 올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3.1%라고 발표했다. 작년 상반기(23.2%)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줄었다.

화웨이 상반기 매출은 4540억위안(약 78조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1~3월) 매출은 작년 대비 1.4% 늘었다. 그러나 중국 내 코로나19가 비교적 잦아들면서 중국 내수가 살아난 2분기(4~6월)에 매출이 22% 올랐다.

사업별로는 스마트폰 판매 등 소비자 부문 매출이 2558억위안(약 44조원)으로 가장 컸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5.9% 늘었다. 클라우드 서비스 등 기업 부문 매출은 지난해보다 14.9% 증가한 363억위안(약 6조원)이었다.

통신장비 판매 등 이동통신업은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올 상반기 매출이 1596억위안(약 27조원)으로 작년보다 8.9% 늘었다. 화웨이가 중국 5세대(5G) 사업을 사실상 ‘싹쓸이’ 수주하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화웨이 통신장비 사업은 올해 심각한 정치적 역풍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각국의 화웨이 5G 장비 관련 방침이 매출 향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화웨이 장비를 5G 사업에서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진정세에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 중인 것 역시 화웨이에는 걱정거리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작년 동기 대비 15.3%나 줄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