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시각장애인에 '빛' 선물한 김채수 월드옥타 지회장

아프리카 남부의 보츠와나공화국에 33년째 거주하는 김채수(61)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가보로네 지회장이 현지 시각장애 청소년들에게 개안수술을 지원해 화제가 되고 있다.

4차례 한인회장을 지낸 그는 현지시간으로 9일 수도 가보로니 카롱클리닉에서 진행한 시각장애 청소년 3명의 개안수술비 전액을 지원했다. 모세 키타일 보츠와나 보건부 부차관과 투미상 힐리 가보론 지역구 국회의원은 수술 다음 날 새롭게 세상을 보게 된 청소년 3명을 축하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고, 현지 '보츠와나 데일리 뉴스'는 김 지회장의 선행을 '선한 사마리아인이 개안수술비를 부담하다'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

모세 부차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 경제 사정이 어려운 시기인데도 김 지회장이 보건부에 환자를 추천해달라며 수술을 추진하고 마무리하는 것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모세 부차관에게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2천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마스크는 월드옥타 LA지회(지회장 최영석)가 남부 아프리카 지역 지회들에 기증한 것이다.

김 지회장은 개안 수술과 모세 부차관의 축하 방문, 마스크 전달 등 관련 소식을 14일 월드옥타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20대 상임이사방'에 올렸다.

그는 SNS에서 "가족들과 함께 계속 시각장애 청소년들에게 '빛'을 선물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곡성 출신인 김 지회장은 인구 235만여 명 가운데 한인 110명이 사는 보츠와나에 1987년 진출했다.

중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이지만 자동차 정비 기술 하나로 이 나라에 진출해 부를 축적한 것은 물론 이언 카마 전 대통령과 의형제를 할 정도로 현지에서 영향력도 있다.

그는 대우건설 보츠와나 도로 건설 현장에서 2년간 일한 인연으로 1991년 가보로네에 '킴스 오토'란 이름의 자동차 정비공장을 차렸다. 뛰어난 정비 기술과 출근 시간에 차를 맡기면 퇴근 시간에 찾아갈 수 있다는 영업 전략으로 고객을 끌어들였고, 현재 보츠와나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가운데 그의 손을 빌리지 않은 차가 없을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현재 자동차 정비를 그만두고 건설업, 무역업, 컨설팅업을 하는 그는 인맥을 바탕으로 한국과 한국인의 보츠와나 진출을 지원한다.

올해 처음 개안수술을 지원한 그는 그동안 '보츠와나 테니스 주니어 토너먼트 대회'를 주최하고, 보육원과 불우이웃을 위해 후원금을 내놓는 등 사회공헌도 열심히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