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킨자 규제하라"…'부동산 규제' 비꼰 청원 논란되자 靑 삭제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국민들은 모두 서민답게 치킨 한 마리씩을 시켜먹는데, 소위 돈 좀 있다는 자본가들이 한 번에 두 마리씩 맛있는 치킨을 시켜먹어 제한된 생닭의 물량을 빼앗아 닭의 시세를 올리고, 서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줍니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 청원글이 회자되고 있다. ‘치킨계의 다주택자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을 규제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글은 주택을 ‘치킨’에 비유해 현 상황을 빗댔다. 15일 오후까지 1만2000여명의 동의를 받으며 호응을 얻었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청와대 측이 글을 비공개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 글에 따르면 글쓴이는 다주택자를 ‘다치킨자’, 일시적 2주택자를 ‘일시적 2치킨’으로 묘사하며 징벌적 과세 위주의 정부 부동산 정책을 꼬집었다. 청원인은 글에서 “그래도 두 마리의 치킨을 팔겠다면 ‘일시적 2치킨’의 경우에는 한 마리를 다 먹은 후 나머지 한 마리를 1시간 내 다 먹지 못할 시 양도세로 징벌하라”고 했다. 정부가 집을 처분하며 새로 구매하는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해 일정 기간 내 기존 집을 처분해야 한다는 규제를 내 건 것을 비꼰 것이다.

이어 청원인은 “조정지역 내에서 감히 치킨을 두 마리나 먹을 시 다리를 뜯으면 날개를, 날개를 뜯으면 어깨봉을 보유세로 뜯어내 사회적 평등을 이뤄달라”며 “치킨을 먹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 놈이 감히 건방지게 또 치킨을 시켜먹으면 바삭바삭한 닭껍질과 콜라를 취득세 명목으로 뜯어내 달라”고 했다. 이어 “은퇴한 나이드신 어르신이 비싼 메뉴를 드시려 하거든 아예 밥그릇 자체를 종부세 명목으로 박살내 달라”고 덧붙였다.

각종 부동산 규제가 시장경제논리를 해치고 서민들의 부담을 키운다는 불평이 담긴 것이다. 이 글은 청와대에 의해 삭제된 후에도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사이다 비유’, ‘최고의 명문’, ‘똘똘한 1닭 추천 부탁드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