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콤 "코로나로 수요 몰려 美·유럽 등 수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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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탐구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휴대용 엑스레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실내로 들일 수 없는 유증상자를 야외 진료소에서 촬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다. 이 같은 상황을 맞아 최근 급부상 중인 업체가 배터리 기반 휴대용 엑스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포스콤이다. 이 업체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3월 이후 유럽과 미국, 중남미 등으로 수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휴대용 X레이 측정기 세계시장 점유율 1위 '포스콤'
방사선량 낮아 인체 피해 적어
고품질 X레이 영상 전송도 가능
원격진료 본격화 땐 성장성 높아
코로나19 진단·치료에 역할
포스콤은 국내보다는 해외에 더 잘 알려진 의료기기업체다. 1997년 설립된 포스콤이 휴대용 엑스레이를 처음 내놓은 것은 2006년이다. 전자기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공급장치가 첫 사업 아이템이었다. 의료기기, 군용, 항공용 등 특수 제품에 들어가는 제품으로 특화해 국산화를 이뤘다.박종래 포스콤 대표가 엑스레이 기기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일본 엑스레이업체 아코마에 전력공급장치를 납품하면서다. 처음에는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다가 나중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정의 70% 내외를 담당하면서 기술력을 쌓아갔다. 아코마가 재무적 어려움을 겪을 때 휴대용 엑스레이 관련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인수하며 단독으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덩치가 큰 말은 실내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할 수 없어 휴대용 기기로 촬영해야 한다”며 “어느 날 말이 휴대용 기기의 전력 공급선을 보고 뱀으로 착각해 날뛰는 모습을 보고 전력선이 없는 휴대용 기기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기존에 보유한 전력공급장치 기술에 아코마의 엑스레이 기술을 결합하고 배터리를 장착해 선이 필요 없는 휴대용 엑스레이가 탄생했다. 수의사뿐만 아니라 오래된 뼈 등을 발굴하는 고고학자 등에게 공급하며 저변을 넓혀갔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2011년과 2014년 기술개발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며 성장에 힘을 보탰다.
포스콤 제품은 인체용으로도 개발돼 미국방사능학회에서도 관심을 끌었고 현재는 미국 휴대용 엑스레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36억원에 달하며, 이 중 109억원을 수출을 통해 달성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수요 증가로 상반기에 매출 약 150억원을 올려 연간 매출 목표 300억원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은 물론 유럽, 남미, 중앙아시아 등으로 수출 지역이 다변화하는 추세다.
원격진료와 연계해 성장 가능성
포스콤 휴대용 엑스레이의 경쟁력은 5㎏으로 가벼우면서도 고품질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통해 촬영한 영상을 의료진이 컴퓨터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촬영 때 방사능 선량이 적어 촬영 당시 주변 사람들에 미치는 영향을 줄였다. 향후 원격진료가 확산되면 수요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박 대표는 “일본에서는 보안업체 직원이나 헬스케어업체 간호사들이 시골 노인들을 방문해 휴대용 엑스레이로 촬영한 영상이 주치의에게 제공된다”며 “규모가 큰 엑스레이 장비를 설치할 수 없는 소규모 보건소 등에도 도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비대면 의료기기로 각광받으면서 앞으로 촬영한 영상을 스마트폰에서도 볼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기존 엑스레이 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