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판 될라" 트위터 해킹에 미국 대선 빨간불

4년전 '러시아 스캔들' 악몽…이번엔 해킹발 혼란 우려
후보 해킹보다 '풀뿌리 허위정보 유포'에 전문가들 긴장
미국 저명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을 겨냥한 '무더기 해킹'이 발생하면서 소셜미디어의 정보보안 취약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당장 미국의 11월 대선에 미칠 파장까지 우려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에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송금을 노린 일종의 금융범죄에 그쳤지만, 11월 대선 역시 안전하지 않은 현실은 드러난 셈이다.

러시아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이번 대선정국이 왜곡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허위정보를 차단하는 트위터의 '자정 능력'에는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 상황이다.

미 정치분야 비영리단체 '이슈 원'의 메르디스 맥그히는 "이번 사건은 선거 기간 엄청난 허위정보가 나올 수 있다는 경종"이라고 말했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처럼 공화-민주 대선주자의 공식 계정은 비교적 빨리 해킹 여부가 판명 날 수 있다.

언론도 대선캠프 등을 상대로 곧바로 확인 절차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주정부 또는 카운티 단위의 소셜미디어가 해킹 공격을 받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클렘슨대 대런 린빌 교수는 "지방자치단체 선거관리 당국자의 계정이 해킹되면서 투표 방법이나 장소에 대해 허위정보가 퍼진다면, 도대체 누가 알아차릴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허위정보일수록 소셜미디어에서 더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러시아를 비롯한 외국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 대내적으로도 허위정보가 생산될 우려는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부터 각종 거짓말부터 영상 조작까지 허위정보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앞서 미국 유명인사 계정이 정체불명인 해커의 공격으로 동시에 뚫리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계정에는 '1천달러(약 120만원)를 비트코인으로 보내면 30분 안에 돈을 두배로 돌려주겠다'는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 유력 인사들의 계정이 대거 공격을 받았다.우버와 애플, 테슬라 등의 공식 트위터, 가상화폐 거래기관의 여러 계정도 함께 뚫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