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전 재확산 한 달…확진자 10% 감염경로 '깜깜이'

지난달 15일 이후 119명 확진…12명 감염경로 확인 안 돼
천동초 같은 반 확진자 2명은 급식실서 1.2m 떨어져 함께 식사
지난달 15일 시작된 대전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금까지 모두 119명이 감염된 가운데 확진자 10명 중 1명꼴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방역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대전시에 따르면 102·104·105·108·119·126·129·135·140·142·144·150번 등 확진자 12명이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감염됐는지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과 관련해 41명이 더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문제는 이들 가운데 일부의 확진 순서와 증상 발현 순서가 뒤죽박죽이라는 데 있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저녁 판암장로교회 예배에 참석한 105번 확진자가 2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이틀 뒤 동료 신도인 113번 확진자가 나왔는데, 증상 발현일은 113번이 사흘 빠르다. 105번과 관련해 113번 등 모두 7명이 더 확진됐는데, 확산 진원지가 105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18명 감염 출발점이 된 서구 정림동 더조은의원의 첫 확진자는 간호조무사인 126번 확진자인데, 하루 늦게 확진된 남성 직원(128번)의 증상 발현일이 126번보다 사흘 빠르다.

128번이 126번의 접촉자로 분류돼 있지만, 누가 누구에게 코로나19를 옮겼는지 불분명하다. 더조은의원을 30분 동안 방문한 145번, 그와 접촉 후 확진된 151번의 경우 역시 151번에게서 이틀 먼저 증상이 발현했다.

곽명신 대전시 역학조사관은 "증상 발현일을 기준으로 확산 경로를 추적하고 있는데 확진자들이 지표환자(첫 감염자)가 되지 않으려고 첫 증상 발현일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어 조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판암장로교회와 더조은의원 외에 유성구 원내동 성애의원 관련해서도 원장 부부 등 7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첫 확진자인 140번의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다. 157·159·161·164번 확진자를 발생시킨 건설현장 소장(142번)의 감염경로 역시 미궁이다.
한편 '교내 전파' 가능성이 제기됐던 대전천동초등학교 5학년 같은 반 확진자 2명(115·120번)은 급식실에서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곽 역학조사관은 "두 학생이 교실이나 학교 밖에서 가깝게 접촉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급식실에서 서로 1.2m 떨어진 옆자리에 앉아 식사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당연히 마스크는 쓰지 않은 채였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