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속 희소식'…여권, 이재명 생존에 안도의 한숨(종합)

이재명계 "무리한 2심 바로잡혀"…이낙연 "손잡고 일해가겠다"
일부 친문 지지자 "정치적 무죄판결" 비판도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단을 받아 지사직을 유지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 선고는 공교롭게도 오후 2시 제21대 국회 개원식 행사와 동시에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개원연설이 한창 진행 중이던 2시 27분께 "대법, 이재명 사건 무죄 취지로 파기"라는 내용의 속보가 타전되자 국회 본회의장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확인하거나 귀엣말을 하는 의원들로 일순간 술렁였다.

이 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로서 정치적 우군인 정성호 의원은 "사필귀정, 고생많았다"며 "이제 다시 시작하는 자세로 나아가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이 지사에게 보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합리적, 상식적인 판결"이라며 "이 지사의 발목을 잡던 재판에서 벗어나 도정 발전과 코로나 극복에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병욱 의원도 "나라가 소용돌이 칠 뻔했는데 정말 다행"이라며 "무리한 2심 판결을 대법원이 바로잡아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허윤정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판결을 환영한다"며 "이 지사가 앞으로도 적극적인 정책으로 도정을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SNS에도 이 지사를 축하하며 격려하는 당내 주요 인사들의 글이 잇따랐다.

이 지사의 대권 경쟁자인 이낙연 의원은 "코로나19 국난극복과 한국판 뉴딜 성공을 위해 이 지사와 손잡고 일해가겠다"며 판결을 환영했고, 당권 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도 "재판부에 감사드리며, 이 지사와 함께 겸손한 자세로 좋은 정치에 힘쓰겠다"고 썼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환영했다. 이 지사처럼 재판에 정치생명이 걸린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우원식 의원은 "TV토론의 사소한 표현까지 법의 심판대에 올린다면 정치 발전에도 해악"이라며 "김 지사 재판도 상식과 민주주의에 기초한 판단이 내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도 "좀더 강하고 속도감있는 도정 운영을 당부한다", "이제부터 이 지사의 '사이다 행정'이 펼쳐질 것"이라는 격려 글이 올랐다.

일부 친문(친문재인) 성향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무죄판결", "사기꾼들 살맛나겠다", "민주당은 왜 '이죄명'을 안고 가나"라는 비난도 터져나왔다.

이 지사가 문 대통령과 치열하게 다퉜던 지난 대선후보 경선의 앙금이 남아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당연한 결과, 2심 판결이 이상하다고 했었다"며 "그렇다고 이재명을 지지하는 건 아니다"라고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