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대사관 "20일부터 유학비자 발급"…중단 넉달만에 재개

미 대학 가을학기 앞두고 학생비자 먼저 재개…이민비자는 제외
주한미국대사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중단했던 비자발급 업무를 유학생 등 일부 비이민 비자에 한해 재개했다.미 대사관은 16일 홈페이지에 "주한미국대사관은 7월 20일부터 학생 및 교환 방문자를 위한 비자(F, M, J) 등 일부 비이민 비자 발급 업무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능한 신속히 비자 신청을 처리할 계획이지만, 업무 적체로 신청자들의 발급 대기 시간은 다소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코로나19가 대유행 단계로 접어든 지난 3월 20일 한국을 비롯한 세계 대부분 국가의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일상적인 비자 업무를 중단했다.긴급한 치료목적, 가족 장례식 참석 등 시급한 용무로 미국 방문이 필요한 경우에만 긴급 비자를 발급했다.

그동안 비자면제프로그램(VWP)에 따라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해 최대 90일간 관광·상용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가능했지만, 유학 등의 목적으로 비자를 발급받아 장기체류하는 것은 어려웠다.

이번에 중단 넉 달 만에 유학 비자 업무부터 재개하는 데에는 미국 대학들이 오는 8월부터 가을학기를 시작할 예정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유학생은 미국 대학의 주요 수입원으로, 최근 미국 정부는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듣는 경우 비자 발급 및 입국을 거부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으나 대학들의 거센 반발로 철회했다.

미 국제교육연구소(IIE) 통계를 보면 미국의 고등교육기관(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기준 109만5천299명으로, 이 가운데 한국인 유학생은 4.8% 수준인 5만2천250명이었다.

미 국무부는 국가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비자 업무를 재개하고 있으며, 대만에서는 지난 15일 재개했다.미 대사관은 이민 비자 등 다른 비자 발급을 언제 재개할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J 비자의 경우에도 모든 신청이 아니라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발급할 방침이다.

미 대사관은 "대통령령 10052호에 해당하는 H1B, H2B, H4, L 및 일부 J비자 신청자는 대통령령에 명시된 예외 사항에 적용되는 경우 인터뷰 예약을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22일 고숙련 근로자에 대한 H-1B와 그들의 배우자에 대한 H-4 비자, 해외에서 미국으로 직원을 전근시킬 때 사용되는 L-1 비자, 비농업 분야 임시취업 근로자에 대한 H-2B 비자, 문화교류 비자인 J-1 신규 비자 발급을 연말까지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만,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하는 의료 전문가, 국방·국가안보·경제회복 등 국가이익을 위해 필요한 이들은 예외를 뒀는데 이런 경우에만 비자 발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부분 취업 비자도 발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한편 이미 납부한 비자 신청 수수료는 유효하며, 납부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인터뷰 예약을 신청하는 경우 사용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