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구도가 '이재명 변수'에 출렁일 조짐이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의 대세론을 김부겸 전 의원이 어떻게 따라잡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 가운데, 또 다른 대권 잠룡인 이재명 지사의 기사회생으로 연대전선 구축이 경선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 캠프는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로 인한 전대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김 전 의원측은 이 지사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를 연이어 발신하면서 '이낙연 대세론'을 향한 견제심리 결집에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이 의원 측은 일단 이 지사를 비롯한 장외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이 '코로나19 국난극복'을 기조로 하는 이번 전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17일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혼란스러운 정국 안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전대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다"며 "주자별 유불리나 영향력을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전날 이 지사 사건이 무죄취지로 파기환송된 직후 "코로나19 국난극복과 한국판 뉴딜 성공을 위해 이 지사와 손잡고 일해가겠다"고 손을 내밀었던 만큼 이 지사가 특정 후보에 치우친 행보를 하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이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경기도정을 염두에 두며 이 지사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국민이 힘들고 답답할 때 사이다 같은 것이 매력이고 강점", "국민 마음을 정확히 읽고 시기마다 문제가 되는 것을 용감하게 치고 나간다"며 이 지사를 추켜세웠다.
그는 전날도 파기환송 소식이 타전된 지 몇분 되지 않아 "재판부에 감사드리며, 이 지사와 함께 겸손한 자세로 좋은 정치에 힘쓰겠다"고 입장문을 냈다. 당내에선 재판 부담을 털어낸 후 대권 행보를 위해 여의도에 세를 넓혀야 하는 이 지사와 이낙연 독주체제를 견제해야 하는 김 전 의원의 이해가 일치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무죄 판결 후 이 지사 지지자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대 레이스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두 당권주자는 내주 일제히 지방 일정에 전념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20일 당대표 후보로 등록한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잠든 봉하마을을 방문하고 호남 및 경남 등 지역 민심을 훑을 예정이다.
금주 영남과 충청을 찾았던 김 전 의원은 이날 대정에서 일정을 계속한다. 18일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당내 표심잡기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