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숙명여고 문제유출' 실형 구형…자매 "답지 안 봤다" 혐의 부인

자신이 교사로 있는 학교에 재학 중인 쌍둥이 자녀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들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사진=연합뉴스

자신이 교사로 있는 학교에 재학 중인 쌍둥이 자녀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들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송승훈 부장판사 심리로 17일 열린 숙명여고 교무부장 현모씨(53)의 두 딸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들에게 각각 장기3년, 단기2년의 징역형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1년 6개월 동안 치른 5차례의 정기고사에서 지속해서 이뤄진 범행을 직접 실행했고 성적 상승의 수혜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아버지에게 징역 3년의 중형이 확정된 후에도 피고인들이 범행을 끝까지 부인하고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실력으로 이룬 정당한 성적인데도 음모의 희생양이 됐다며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과 아버지는 친구들과 학부모들의 피와 땀을 한순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며 "이 사건으로 학교 성적의 투명성에 불신이 퍼져 입시정책을 뒤흔들었고, 수시를 폐지하라는 국민청원이 제기될 만큼 사회의 이목이 쏠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고 거짓말에는 대가가 따르며 이 사회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피고인들이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매는 아버지가 유출한 시험지 답안을 보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후 진술에서 쌍둥이 자매 언니는 "검사가 말하는 정의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에는 직접 증거가 하나도 없이 간접 증거만 있다"며 "관련 사건(아버지 사건)에서 유죄가 확정됐다는 사정 때문에 선입관을 갖지 말고 원점에서 면밀히 살펴달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언론이 연일 추측성 기사와 마녀사냥식 기사를 쏟아내 국민적 관심사가 됐고, 이 사건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며 "어린 나이인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이 주홍글씨가 돼 따라다니지 않을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두 자매는 숙명여고 1학년 재학 중이던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이듬해 1학기 기말고사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아버지가 유출한 답안지를 보고 시험을 치르는 등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자매의 아버지 현모씨는 업무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자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2일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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