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를 피해자로 부르는 것마저 이렇게 힘들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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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7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에 대해 '피해 호소인',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 대신 '피해자'란 표현을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다"며 이같이 공지했다.앞서 전직 비서 측은 "피해 호소인(이란 호칭은) 언어의 퇴행"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여권에서는 미투 운동이 확산되던 2018년 당시 성폭력 피해를 알렸으나 1심 재판에서 패한 여성도 '피해자'라 호칭했었다.
진실이 규명되지 않아 박원순 전 시장 고소인을 피해자라고 부를 수 없다는 현재 입장과 배치된다.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사건 발생 9일 만에 민주당이 고소인에 대한 호칭을 피해자로 정리한 것이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원순 전 시장 피해여성에 대해 민주당이 어렵게 '피해자'라는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결단이라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참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고 비꼬았다.
이어 "당연한 상식을 최고위원회의까지 열어가며 결정할 일인가. 기본적인 성인지 감수성이 있다면 고민거리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김부겸 전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소속 정치인이 피해자 대신 피해 호소인,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 등의 표현을 쓰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엔 아직도 이 당연한 성인지 감수성을 설득해야 할 사람들이 많이 남아있는 모양"이라며 "이해 못할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피해호소인'이라는 사회방언(sociolect)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 저 사람들 사과할 생각 없다. 그냥 이 국면을 교묘히 빠져나갈 생각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는 없고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만 있는데, 왜 사과를 합니까"라며 "사과를 하려면 사과할 근거부터 마련한 다음에 하라. 사과는 '피해자'에게 하는 것이지, '피해 호소인'에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그러면서 진중권 전 교수는 "피해자를 피해자로 부르는 것마저도 이렇게 힘듭니다"라고 비꼬았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다"며 이같이 공지했다.앞서 전직 비서 측은 "피해 호소인(이란 호칭은) 언어의 퇴행"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여권에서는 미투 운동이 확산되던 2018년 당시 성폭력 피해를 알렸으나 1심 재판에서 패한 여성도 '피해자'라 호칭했었다.
진실이 규명되지 않아 박원순 전 시장 고소인을 피해자라고 부를 수 없다는 현재 입장과 배치된다.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사건 발생 9일 만에 민주당이 고소인에 대한 호칭을 피해자로 정리한 것이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원순 전 시장 피해여성에 대해 민주당이 어렵게 '피해자'라는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결단이라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참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고 비꼬았다.
이어 "당연한 상식을 최고위원회의까지 열어가며 결정할 일인가. 기본적인 성인지 감수성이 있다면 고민거리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김부겸 전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소속 정치인이 피해자 대신 피해 호소인,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 등의 표현을 쓰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엔 아직도 이 당연한 성인지 감수성을 설득해야 할 사람들이 많이 남아있는 모양"이라며 "이해 못할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피해호소인'이라는 사회방언(sociolect)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 저 사람들 사과할 생각 없다. 그냥 이 국면을 교묘히 빠져나갈 생각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는 없고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만 있는데, 왜 사과를 합니까"라며 "사과를 하려면 사과할 근거부터 마련한 다음에 하라. 사과는 '피해자'에게 하는 것이지, '피해 호소인'에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그러면서 진중권 전 교수는 "피해자를 피해자로 부르는 것마저도 이렇게 힘듭니다"라고 비꼬았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