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쓰면 감염위험 5배↑…"고령일수록 마스크 미착용 경향"

"입과 코 완전히 가리고 마스크 사이 틈 없어야"
'턱스크' 감염 예방효과 없어…'제대로 착용' 중요
거리두기 2단계 지키며 주일예배를 진행하고 있는 교회. /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이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위험이 5배로 높아진다며 마스크 쓰기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경우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올바른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해 달라"고 말했다. 정은경 본부장이 언급한 내용은 국제학술지 '랜싯'에 실린 논문을 인용한 것으로, 해당 논문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 코로나19 감염을 85% 정도 감소시켜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은경 본부장은 또 "확진자가 예배에 참석한 교회에서 모든 교인이 마스크를 착용한 덕분에 추가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모범 사례'들을 소개했다.

지난달 12일 한 병원에서는 확진자가 다리 수술을 위해 4인실에 입원한 후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 1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입원기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입원실의 다른 환자들 역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착용 상태가 올바르지 않았다. 그 결과 환자 4명은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마스크를 상시 잘 착용한 의료진은 아무도 감염되지 않았다. 또 지난달 27일 광주의 한 확진자와 일행 3명은 1시간 동안 승용차를 이동하면서 4명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그 결과 아무도 추가 감염되지 않았다. 반면 지난 5월 인천 학원 강사가 미스크 착용 여부가 불명확한 상태로 택시를 탔을 때는 택시기사와 그 가족까지 추가로 감염시켰다.

경기도 한 교회에서는 확진자 모녀가 지난달 17일과 21일, 24일 세 차례 예배에 참석했지만 전 교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덕분에 전체 교인 9000여명 중 추가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마스크 쓰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바르게 착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입과 코를 완전히 가리고 얼굴과 마스크 사이 틈이 없게 완전히 밀착해 착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입 위에만 걸치거나 턱에만 설치는 '턱스크'는 예방효과가 없다. 마스크를 찰용한 후에는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마스크 표면을 최대한 만지지 않아야 하고, 마스크 착용 전후로 손을 꼼꼼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름 마스크 착용법 시연하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이 거듭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고령일수록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국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진은 대한민국을 포함한 세계 27개국의 국민 7만2417명을 대상으로 한 국제 연구에서 각국의 참가자들에게 필요할 경우 자가 격리 조치를 할 것인지,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특정 예방책을 준수하고 있는지 등의 질문을 하고, 나이대별로 분석했다. 그 결과, 노인들은 건강이 나빠지거나 의사에게 권고를 받았을 때 자가격리 하겠다는 의지는 중년 못지 않았지만 집 밖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각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감염 예방 대책이 노인층에 대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의 조사 대상이 된 국가로는 우리나라 외에도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대만, 덴마크, 독일, 말레이시아, 멕시코, 미국, 베트남,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스웨덴, 스페인,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연방, 영국,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일본, 캐나다, 태국, 프랑스, 핀란드, 필리핀, 호주, 홍콩까지 총 27개국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