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전쟁억제력'→'전쟁억제력'…'핵' 빼고 언급 이유는

북한은 18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한 가운데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이어 비공개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사진은 비공개 회의에서 명령서에 서명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이 연내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사실상 선을 그은 가운데 '전쟁억제력 강화'를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핵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군수품 생산과 작전동원태세 점검 등을 지시하면서 대미 관계를 장기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1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확대회의와 비공개회의를 연달아 주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비공개회의에서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에 조성된 군사정세와 잠재적인 군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중요 부대들의 전략적 임무와 작전동원태세를 점검하고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기 위한 핵심 문제들을 토의했다"면서 "핵심적인 중요 군수생산계획지표들을 심의하고 승인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가 확대회의 영상을 오전부터 신속히 공개하고 말미에 비공개회의 장면을 포함한 건 다분히 의도적이다. '전쟁억제력'이란 표현 또한 최근 한 차례 등장한 절제된 표현이다. 북한은 5월 24일 제7기 4차 확대회의까지만 해도 '핵전쟁 억제력'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화상으로 열린 7기 5차 예비회의부터 핵이란 단어를 빼며 수위를 낮췄다.

단기적으론 다음달로 예고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중요 부대들의 전략적 임무와 작전동원대비 태세 점검'을 주문한 만큼 비대칭 전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 관련 전략부대 등을 암시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지난해에도 신형 무기 개발에 집중한 만큼 이를 총괄한 포병부대나 서북도서 방어부대 등도 거론된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비공개회의에서 전략무기 개발의 핵심인 리병철 당 부위원장과 신형 단거리 미사일 4종 개발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박정천 총참모장 등을 세워두고 지시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23일 대남 군사 행동 계획 보류를 결정한 예비회의 이후 본회의 성격이 있다. 그러나 대남 관련 언급이 일절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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