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화물"…대한항공·아시아나 '깜짝 실적'
입력
수정
지면B2
산업 리포트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 호조에 힘입어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흑자 전환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적자폭을 크게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1분기 적자에 허덕인 저비용항공사(LCC)들은 2분기에도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면치 못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항공업종 2분기 실적 추정치
대한항공, 영업익 181억 흑자전환
아시아나, 적자폭 크게 줄인 듯
저비용항공사, 여전히 '적자 늪'
화물운임 오르고 항공유 가격 떨어지고
19일 항공업계와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81억원이다. 지난 1분기 566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803억원 적자로, 1분기(-2082억원)보다 적자폭이 크게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대 항공사는 다음달 15일께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객 매출이 급감했지만 화물사업이 항공사 실적의 ‘반전’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 항공기 운항률이 급감하자 화물 수요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쏠렸다. 화물 수요보다 공급이 크게 줄면서 화물운임이 2~3배 올랐다.
올 5월 중국 상하이~북미 항공화물 운임은 ㎏당 10.83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배 상승했다. 항공기 운항이 대폭 감소하면서 인건비, 유류비 등 비용이 줄어든 것도 실적 반등에 힘을 보탰다. 상반기 저유가 흐름이 지속되면서 항공유 가격 부담도 덜었다. 하지만 정작 항공업계는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내부에선 “특수 상황에 따른 반짝 효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2분기 실적 호조는 화물 운송에 필요한 화물기 운항 급감에 따른 화물 특수와 극한의 비용 절감 등에 따른 일시적인 성과라는 설명이다. 전통적 항공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부터는 오히려 실적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다른 글로벌 항공사들이 화물운송에 뛰어들면서 공급 부족 현상도 거의 사라진 상황이다. 물류 정보업체 TAC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상하이~유럽 노선 항공화물 운임은 전주에 비해 10% 떨어졌다.
LCC들은 2분기에도 적자 확대
항공사 실적이 확실하게 반등하기 위해서는 결국 여객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당분간 여객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국내선 수요는 작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국제선 여객은 여전히 정체 상태다. 2분기 국내 항공사를 이용한 국제선 여객은 38만5270명으로 전년 동기(1775만5609명) 대비 97.8%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여객 수요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LCC들은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LCC 1~3위인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2분기 합산 영업손실은 20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은 영업손실 822억원, 진에어는 영업손실 594억원, 티웨이항공 영업손실 53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선 노선이 여전히 막힌 상황에서 LCC들은 국내 노선 확장에 나섰지만 적자폭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내선 시장이 과열 경쟁으로 치닫고 있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LCC들이 경쟁적으로 최저가 행사를 펼치고 있다”며 “일부 노선에서는 비행기를 띄울수록 적자가 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류제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연합(EU)이 한국을 비롯한 14개 국가에 입국을 허용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운항이 재개되고 있다”면서도 “항공사들의 실질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2주 자가격리 등 여행 규제 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