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고백' 英 가수 더피, 넷플릭스 '365일' 상영 금지 요청…"강간 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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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 부른 영국 가수 더피감금, 성폭행 피해를 고백했던 영국 가수 더피가 넷플릭스 측에 납치 및 강간을 소재로 한 영화 '365일'의 서비스를 중단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5년 동안 활동 중단
알고 보니 성폭행 피해
더피 "성폭행 당하고 약물 투여, 회복하는데 시간 걸려"
감금, 성폭행 소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365일'
상영 금지 공식적으로 요청
영국 매체 데드라인은 "더피가 최근 넷플릭스 CEO 혼초 리드 헤이스팅스에게 폴란드 영화 '365일' 상영 금지를 요청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더피는 편지를 통해 "성매매, 납치, 강간을 미화한 '365일'을 공개하는 것은 아주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항의했다.
'365일'은 직장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연인과의 관계에선 시들해진 여성이 여행 중 마피아 보스에게 납치된 후 '사랑에 빠지지 않으면 벗어날 수 있다'는 조건을 수행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 납치와 감금, 성폭행과 가학적인 성행위를 묘사하고 있지만 올해 초 폴란드 박스오피스에서 총 9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달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고, 영국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에서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속편 제작도 논의 중에 있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지연되고 있다. '365일'의 인기와 함께 인신 매매와 자신을 유괴한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는 스톡홀름 증후군을 미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넷플릭스에서 '365일' 상영을 금지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벌어졌다.
더피는 올해 2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납치 후 성폭행을 당했고, 약물 등을 의지와 상관없이 투여 받으며 4주 동안 감금 상태에 있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영국에서 정상의 인기를 누리며 영화 출연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던 더피가 5년 동안 활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전하며 근황을 공개한 것.
더피는 넷플릭스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인신매매 피해자의 숫자는 영국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고, 80% 이상이 여성이며, 그 중 50%가 미성년자"라며 "'365일'은 이러한 성적인 폭력과 성매매를 '섹시'하고 '에로틱'한 영화로 왜곡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납치, 강간 피해를 입었을 땐 운이 좋게 살아남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운이 좋지 않다"며 "'365일'을 그저 '영화일 뿐'이라고 외치는 사람에게, 피해 사례 자체가 널리 논의되지 않은 소재를 왜곡시키는 콘텐츠를 만드는 건 '그저'라고 치부할 수 없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편 더피는 2008년 데뷔 앨범 '록 페리'에 수록된 '머시'(Mercy)가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9년엔 그래미어워드에서 최우수 팝 보컬 음반상을 수상했고, 영국의 각종 음반 시상식을 석권했다.
하지만 2015년 영국 범죄 영화 '레전드'에 조연으로 출연한 후 이렇다할 활동을 하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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