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산유 '푸른 화분의 흰 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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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중국 근대 미술 선구자 산유(1895~1966)는 중국 화가 중 파리 유학 1세대다. 유학 초기 가난하고 피폐한 삶 가운데서도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며 예술혼을 불태웠고, 그의 말대로 파리의 작업실에서 삶을 마쳤다. 다른 유학생 화가들처럼 미술학원에서 가르치거나 중국으로 돌아가 인정받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예술의 중심지 파리를 고집했다.
산유의 미학은 “미의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로 요약된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과 해석으로 풀어냈던 것. 18세기 말 유럽에서 유행했던 낭만주의 화풍의 영향을 받은 그는 흰색, 분홍색, 노란색, 검은색을 사용해 비교적 단조롭게 사물을 그렸다.1940~1950년대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푸른 화분의 흰 국화’는 산유의 후기 걸작이다. 글로벌 경매회사인 크리스티가 지난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연 홍콩경매에서 추정가(6000만~8000만홍콩달러, 약 93억~124억원)를 훨씬 뛰어넘은 1억9162만홍콩달러(약 297억원, 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 산유의 정물화 부문 경매 최고 낙찰가를 경신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사진=크리스티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