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유시민 전담 취재' 언급에 "그건 해볼 만하지"
입력
수정
이동재 기자 측 "이미 언론에 의혹 제기돼 해볼 만하다는 뜻"
녹취록 전문 공개…"신라젠 대화는 20분 중 20% 불과"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이동재(35·구속)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의 대화 녹취록 전문이 21일 공개됐다.한 검사장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 취재를 후배에게 전담시키고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주거지를 찾아다니며 취재 중이라는 이 기자의 말에 "그건 해볼 만하지"라고 답했다.
이 발언이 공모의 정황인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 "해볼 만하지" "한 건 걸리면 되지"…해석 쟁점
이 기자를 변호하는 주진우 변호사가 공개한 7쪽 분량의 녹취록을 보면 이 기자는 지난 2월13일 부산고검 차장검사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을 만나 "사실 저희가 요즘 ○○○를 특히 시키는 게…성공률이 낮긴 하지만 그때도 말씀드렸다시피 신라젠 수사는 수사대로 따라가되 너는 유시민만 좀 찾아라"라고 말했다.동석한 같은 회사 백모(30) 기자도 "시민 수사를 위해서"라고 했다.
이 기자가 "이철 아파트 찾아다니고 그러는데"라며 대화를 이어가자 한 검사장은 "그건 해볼 만하지. 어차피 유시민도 지가 불었잖아. 나올 것 같으니까.
먼저 지가 불기 시작하잖아"라고 답했다.이미 공개된 이 기자의 편지 언급과 한 검사장의 "그런 거 하다가 한 건 걸리면 되지" 발언이 곧바로 이어졌다.
MBC는 전날 이같은 발언이 공모의 유력한 정황이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 기자의 변호인은 이날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왜곡보도"라고 주장했다.변호인은 후배에게 유 이사장 취재를 전담시켰다는 이 기자 발언에 대해 "특정 정치인을 표적한 것이 아니라, 이미 유시민 관련 강연료 의혹이 언론에 제기된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한 검사장 역시 '그런 것은 이미 언론에 제기된 의혹이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는 취지로 답했다는 것이다.변호인은 "'신라젠 사건 관련 여권 인사들'만을 취재 중이라고 한 적이 전혀 없다"며 "가족을 찾아다닌다는 말은 '가족의 비리'를 찾는다는 게 아니라 이 전 대표가 중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가족과 접촉이 되면 설득해보겠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 추미애 겨냥해 "국민의 알 권리 포샵질"
변호인은 "20여 분의 대화 중 신라젠 관련 대화는 20%에 불과하다"며 "녹취록 전체 취지를 보면 '이 전 대표를 협박 또는 압박해 유 이사장의 범죄 정보를 얻으려 한다'는 불법적 내용을 상의하고 공모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법조계 현안이 대화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수사·기소 분리 방안과 공소장 비공개 방침 등 법무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여러 차례 오갔다.
한 검사장은 지난해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비리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가 올해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당한 상태였다.
한 검사장은 추 장관을 겨냥해 "일개 장관이 헌법상 국민의 알 권리를 포샵(포토샵)질을 하고 앉아 있어. 국민의 알 권리가 나중에 알아도 될 권리야? 로또도 나중에 알고 먼저 아는 게 차이가 얼마나 큰 건데. 당연히 알 권리의 핵심은 언제 아느냐야"라며 "국민은 나중에 알아도 된다는 뜻은, 우리만 먼저 알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MBC 보도, 구속영장과 표현 비슷"…유출 의혹 제기
변호인은 구속영장 일부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면서 "MBC 보도가 구속영장 범죄사실의 표현과 구도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18일 KBS의 녹취록 오보 사태와 묶어 '제2의 검언유착'이라는 말도 한다.
구속영장을 보면 '유시민 등에 대한 범죄정보를 얻고자 한다는 사실', '취재하는 목적과 방법, 그동안의 경과 등을 말하였다', '신라젠 사건 취재방향에 대하여 조언을 구하였고' 등 일부분이 MBC 보도와 유사하다.
한 검사장을 만나기 전날 권순정 대검찰청 대변인에게 취재 방향과 관련한 조언을 구했다는 내용도 구속영장과 MBC 보도 양쪽에 모두 포함됐다.'검찰이 한 달 뒤인 3월10일 오전 한 검사장과 이 기자의 카카오 보이스톡 통화도 주목하고 있다'는 보도 역시 이 기자가 소환 조사 당시 몰랐던 내용으로 증거관계가 언론에 먼저 유출됐다고 변호인은 주장했다.
/연합뉴스
녹취록 전문 공개…"신라젠 대화는 20분 중 20% 불과"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이동재(35·구속)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의 대화 녹취록 전문이 21일 공개됐다.한 검사장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 취재를 후배에게 전담시키고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주거지를 찾아다니며 취재 중이라는 이 기자의 말에 "그건 해볼 만하지"라고 답했다.
이 발언이 공모의 정황인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 "해볼 만하지" "한 건 걸리면 되지"…해석 쟁점
이 기자를 변호하는 주진우 변호사가 공개한 7쪽 분량의 녹취록을 보면 이 기자는 지난 2월13일 부산고검 차장검사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을 만나 "사실 저희가 요즘 ○○○를 특히 시키는 게…성공률이 낮긴 하지만 그때도 말씀드렸다시피 신라젠 수사는 수사대로 따라가되 너는 유시민만 좀 찾아라"라고 말했다.동석한 같은 회사 백모(30) 기자도 "시민 수사를 위해서"라고 했다.
이 기자가 "이철 아파트 찾아다니고 그러는데"라며 대화를 이어가자 한 검사장은 "그건 해볼 만하지. 어차피 유시민도 지가 불었잖아. 나올 것 같으니까.
먼저 지가 불기 시작하잖아"라고 답했다.이미 공개된 이 기자의 편지 언급과 한 검사장의 "그런 거 하다가 한 건 걸리면 되지" 발언이 곧바로 이어졌다.
MBC는 전날 이같은 발언이 공모의 유력한 정황이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 기자의 변호인은 이날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왜곡보도"라고 주장했다.변호인은 후배에게 유 이사장 취재를 전담시켰다는 이 기자 발언에 대해 "특정 정치인을 표적한 것이 아니라, 이미 유시민 관련 강연료 의혹이 언론에 제기된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한 검사장 역시 '그런 것은 이미 언론에 제기된 의혹이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는 취지로 답했다는 것이다.변호인은 "'신라젠 사건 관련 여권 인사들'만을 취재 중이라고 한 적이 전혀 없다"며 "가족을 찾아다닌다는 말은 '가족의 비리'를 찾는다는 게 아니라 이 전 대표가 중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가족과 접촉이 되면 설득해보겠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 추미애 겨냥해 "국민의 알 권리 포샵질"
변호인은 "20여 분의 대화 중 신라젠 관련 대화는 20%에 불과하다"며 "녹취록 전체 취지를 보면 '이 전 대표를 협박 또는 압박해 유 이사장의 범죄 정보를 얻으려 한다'는 불법적 내용을 상의하고 공모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법조계 현안이 대화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수사·기소 분리 방안과 공소장 비공개 방침 등 법무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여러 차례 오갔다.
한 검사장은 지난해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비리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가 올해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당한 상태였다.
한 검사장은 추 장관을 겨냥해 "일개 장관이 헌법상 국민의 알 권리를 포샵(포토샵)질을 하고 앉아 있어. 국민의 알 권리가 나중에 알아도 될 권리야? 로또도 나중에 알고 먼저 아는 게 차이가 얼마나 큰 건데. 당연히 알 권리의 핵심은 언제 아느냐야"라며 "국민은 나중에 알아도 된다는 뜻은, 우리만 먼저 알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MBC 보도, 구속영장과 표현 비슷"…유출 의혹 제기
변호인은 구속영장 일부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면서 "MBC 보도가 구속영장 범죄사실의 표현과 구도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18일 KBS의 녹취록 오보 사태와 묶어 '제2의 검언유착'이라는 말도 한다.
구속영장을 보면 '유시민 등에 대한 범죄정보를 얻고자 한다는 사실', '취재하는 목적과 방법, 그동안의 경과 등을 말하였다', '신라젠 사건 취재방향에 대하여 조언을 구하였고' 등 일부분이 MBC 보도와 유사하다.
한 검사장을 만나기 전날 권순정 대검찰청 대변인에게 취재 방향과 관련한 조언을 구했다는 내용도 구속영장과 MBC 보도 양쪽에 모두 포함됐다.'검찰이 한 달 뒤인 3월10일 오전 한 검사장과 이 기자의 카카오 보이스톡 통화도 주목하고 있다'는 보도 역시 이 기자가 소환 조사 당시 몰랐던 내용으로 증거관계가 언론에 먼저 유출됐다고 변호인은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