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전북으로 가족여행 오면 숙박비 최대 10만원 지원해 드립니다"

윤여일 전북도청 문화체육관광국장 인터뷰

'청정' 이미지 활용 위드·포스트 코로나 시장 공략
초중고 청소년 동반 가족여행객 8000명 숙박비 지원
주한외국인 소셜미디어 활용 '랜선 마케팅' 추진
포스트 코로나 대비 "민간협력 확대해 나갈 것"
전북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파격적인' 휴가지원 프로그램을 내놨다. '슬기로운 전북여행'이라는 카피와 함께 지난 20일 모집을 시작한 휴가지원 프로그램은 '청소년 동반 가족여행 지원사업'. 초중고 청소년을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한 사람당 2만원씩 최대 10만원의 숙박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가족 여행객이 안심하고 지역 구석구석을 여행할 수 있도록 마스크와 휴대용 물비누 등 '안전여행 꾸러미'도 무료로 나눠준다. 윤여일 전북도청 문화체육관광국장(사진)은 "코로나 사태로 높아진 가족단위 개별여행 수요를 반영한 '위드(with) 코로나'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윤여일 전북도청 문화체육관광국장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포스트 코로나 관광시장 선점을 위해 "기존 틀과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국장은 이어 코로나 사태로 인한 지역 관광시장의 위기상황을 민간과의 협력을 확대해 극복해 나가겠다는 구상도 덧붙였다.
전국에 장맛비가 내린 지난 20일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청에서 윤여일 국장을 만나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전북 관광정책의 계획과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이달 초 도 예산과장에서 문화체육관광국장으로 승진한 그에게선 '신참' 국장의 신중함과 열정이 동시에 느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지역 관광시장의 회복을 위해 "제로(0)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의 표정에선 '혁신가'의 면모도 엿보였다. 다음은 윤 국장과의 일문일답.

▶코로나 사태로 국내외 관광시장이 초유의 위기상황에 놓였다. 전북 관광시장의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가장 타격이 큰 부분은 외래 관광시장이다. 지난해 군산~석도 간 페리호 증편으로 군산항을 이용한 중국인 방문객이 사상 처음 35만 명 고지를 넘어섰다. 2017년에 18만여 명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외국인의 입항이 제한되면서 좋았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가장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그나마 최근 국내여행 수요가 늘면서 지역 관광시장에 조금씩 온기가 전해지고 있는 점은 다행으로 생각한다"


▶포스트(post)에 앞서 위드(with) 코로나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위드'와 '포스트' 코로나 대책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이번에 선보인 청소년 동반 가족여행 지원사업은 대표적인 위드 코로나 대책이다. 영화와 자전거, 도보, 사진, 캠핑 등 8개 테마의 숨은 관광지를 선정한 것도 위드 코로나 대책의 연장선상이다. 가을여행주간(10월31일~11월15일)에 맞춰 지역 숙박업소와 식당, 체험시설 등이 참여하는 '전북관광 그랜드 세일'도 준비 중이다"

▶청소년 동반 가족여행 지원사업이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지역 관광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던 수학여행단체가 코로나 사태로 사라지면서 그 대안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초중고 수학여행단체에 지원하던 2억여 원의 예산을 청소년을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지원하는게 골자다. 선착순 8000명에게 1인당 2만원씩, 한 가족당 최대 10만원을 지원한다. 여행객은 전북관광마케팅지원센터를 통해 7일 전에 신청하고 지원금을 뺀 나머지 금액만 결제하면 된다. 여행객의 숙소 선택의 폭을 넓히고 지역 숙박업소 전체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숙박예약 플랫폼 회사에 위탁하지 않고 도가 직접 추진하는 방식을 택했다"

▶주한 외국인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외래 관광객 유치 마케팅을 재개하면서 전북이 포스트 코로나 시장 선점에 한발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여일 전북도청 문화체육관광국장
"포스트 코로나 시장을 선점하려면 지금부터 움직여야 한다. 전북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청정도시' 이미지를 얻었다. 주한 외국인과 SNS를 활용한 이른바 '랜선 마케팅'은 코로나 상황에서 이런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실현가능한 최상의 선택지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도입한 외국인 전용 전북 안심관광 서비스를 '안심 보험·케어 서비스'로 확대한 것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안전 중심의 수용태세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당장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없지만 시범운영을 통해 서비스를 안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관광정책 수립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기존 틀과 방식에서 벗어나는 '쇄신'이다.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바뀐 상황에 맞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거에 집착하기 보다 '제로(0)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거의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는 새로운 환경이 바로 코로나발(發) 뉴노멀이라고 생각한다"

▶전남, 강원 등 경쟁관계에 있는 광역자치단체들이 지역 관광재단 설립를 통해 관광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전북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전북은 아직 공사나 재단과 같은 관광 전담조직이 없다. 그렇다고 14개 시·군의 협력 관계나 결속이 약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도와 시·군 간 소통과 협력은 어느 곳보다 더 원할하다고 자부한다. 도에서 추진하는 관광정책의 시의성, 현장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과의 협력도 앞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주=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