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불안에 바빠진 필터업체

벌레 유충 걸러내는 효과
샤워기필터 판매 2배 급증
가정용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례가 잇따라 전해지면서 샤워기용 필터 업체가 뜻밖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샤워필터(사진)만으로 미세먼지보다 작은 불순물까지 걸러낼 수 있어 수돗물 불안을 덜어보려는 소비자들의 주문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기 부천의 정수필터 제조 중소기업 A사는 이달 들어 21일까지 샤워필터 판매량이 지난달의 두 배를 이미 넘어섰다. 지난달까지 이 회사의 샤워필터 하루 생산량은 50개 수준이었으나 최근 늘어난 수요에 대응해 100개까지 늘렸다. 이 회사의 직영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샤워 필터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직영 쇼핑몰에서만 판매하는 대용량 필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욕실용품을 생산하는 대림바스의 ‘디클린 멀티필터 샤워기’는 소비자 수요가 갑자기 몰리면서 품목 대부분이 품절됐다. 대림바스의 온라인 쇼핑몰 디움몰에서 디클린 멀티필터 샤워기와 필터의 이달 판매량은 지난달 대비 162% 증가했다. 대림바스 관계자는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지난 14일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캐릭터 제품만 남은 상태다.

샤워필터는 항균, 해충 방제 기능은 없지만 수돗물 속 유충이 샤워기 꼭지의 토출구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막는다. 샤워필터에는 정수기용 필터로도 사용하는 세디먼트 필터가 주요 부품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세디먼트 필터만으로 1~5㎛(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불순물을 거를 수 있다. 비타민, 아로마 향 등을 첨가해 부가가치를 높인 제품들도 유통되고 있다.

샤워필터 제품을 생산하는 와토스코리아의 송공석 대표는 “샤워필터는 대량 생산이 비교적 쉽기 때문에 수요 급증으로 인해 마스크 대란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진/서기열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