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과 아이, 밤과 아침 사이에 겪는 성장통…'블루 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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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우주연상 2관왕' 심은경 주연 두 번째 일본 영화 해 뜨기 전, 해지기 전 하늘이 푸른색으로 변하는 시간. 그 시간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한 감정을 일으킨다. 곧 어두워지거나 밝아지기 전, 아주 잠깐만 유지되는 그 시간은 누구든 성장하기 위해서라면 겪어야 하는 과도기와도 같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일본 영화 '블루 아워'의 제목은 바로 이 시간을 가리킨다.
남편과의 어색한 사이, 다른 남성과의 부적절한 관계, 일과 사생활, 그 모든 것으로 인해 완벽하게 지친 CF 감독 스나다(가호 분)는 알고 지내던 자유로운 친구 기요우라(심은경 분)를 만난다. 그때 마침 걸려온 엄마의 전화에 스나다는 기요우라의 중고차를 타고 고향 이바라키현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스나다는 엄마, 아빠, 할머니 등을 만나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된다. 영화는 너무도 이른 새벽, 잠에서 깨어버린 아이였지만, 자신도 모르게 어른이 돼 버린 스나다의 감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어른이 됐지만 어린 시절의 감정과 상처 그리고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스나다의 상태는 마치 어른과 아이, 낮과 밤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블루 아워'와도 같다.
영화에는 뚜렷한 갈등도 없고 스나다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도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
때문에 영화 자체가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는 큰 사건을 겪지 않은, 누구에게나 있었을 법한 감정과 기억을 끄집어내면서 관객이 스나다의 성장통에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의 범위를 넓힌다.
포스터 등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일본 영화 특유의 느리고 잔잔한 전개가 이어지지만, 유쾌한 청춘 성장물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심은경이 연기한 기요우라는 영화의 분위기를 청량하게 만드는 일등 공신이다.
심은경은 완벽에 가까운 일본어 연기로, 영화에 밝은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블루 아워'는 일본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심은경이 출연한 영화로서는 '신문기자'(2019)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 개봉하는 작품이다.
다만 촬영 시기로는 '블루 아워'가 앞선다.
심은경은 '신문기자'에서 맡았던 역할과는 다른,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영화에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해 대사의 상당 부분은 애드리브로 이뤄졌다고 한다.
연출을 맡은 하코타 유코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스나다와 마찬가지로 CF 감독이었던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겼다.
CF 감독 출신답게 감각적인 연출이 눈에 띈다. 특히 영화 시작과 끝의 자동차 드라이브 장면은 뮤직비디오 한 편을 보는 것도 같다.
/연합뉴스
오는 22일 개봉하는 일본 영화 '블루 아워'의 제목은 바로 이 시간을 가리킨다.
남편과의 어색한 사이, 다른 남성과의 부적절한 관계, 일과 사생활, 그 모든 것으로 인해 완벽하게 지친 CF 감독 스나다(가호 분)는 알고 지내던 자유로운 친구 기요우라(심은경 분)를 만난다. 그때 마침 걸려온 엄마의 전화에 스나다는 기요우라의 중고차를 타고 고향 이바라키현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스나다는 엄마, 아빠, 할머니 등을 만나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된다. 영화는 너무도 이른 새벽, 잠에서 깨어버린 아이였지만, 자신도 모르게 어른이 돼 버린 스나다의 감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어른이 됐지만 어린 시절의 감정과 상처 그리고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스나다의 상태는 마치 어른과 아이, 낮과 밤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블루 아워'와도 같다.
영화에는 뚜렷한 갈등도 없고 스나다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도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
때문에 영화 자체가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는 큰 사건을 겪지 않은, 누구에게나 있었을 법한 감정과 기억을 끄집어내면서 관객이 스나다의 성장통에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의 범위를 넓힌다.
포스터 등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일본 영화 특유의 느리고 잔잔한 전개가 이어지지만, 유쾌한 청춘 성장물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심은경이 연기한 기요우라는 영화의 분위기를 청량하게 만드는 일등 공신이다.
심은경은 완벽에 가까운 일본어 연기로, 영화에 밝은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블루 아워'는 일본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심은경이 출연한 영화로서는 '신문기자'(2019)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 개봉하는 작품이다.
다만 촬영 시기로는 '블루 아워'가 앞선다.
심은경은 '신문기자'에서 맡았던 역할과는 다른,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영화에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해 대사의 상당 부분은 애드리브로 이뤄졌다고 한다.
연출을 맡은 하코타 유코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스나다와 마찬가지로 CF 감독이었던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겼다.
CF 감독 출신답게 감각적인 연출이 눈에 띈다. 특히 영화 시작과 끝의 자동차 드라이브 장면은 뮤직비디오 한 편을 보는 것도 같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