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해외서 날개 돋친 듯 팔린다…비결은 현지화·물류망·코로나

김치 수출 주요국 일본·미국·호주·홍콩·태국 등 꼽혀
김치를 담그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식품 김치의 해외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수출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한 해 전체 수출물량의 70∼80%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김치 수출량은 2016년 2만3490t, 2017년 2만4311t, 2018년 2만8197t, 지난해 2만9529t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벌써 작년 한 해 전체 수출량의 68.3%에 달하는 2만259t을 수출했다.국가별 실적을 보면 증가세는 더욱 뚜렷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주요 김치 수출국은 일본과 미국, 호주, 홍콩, 대만이다. 김치 최대 수출국인 일본에는 지난해 1년 동안 1만5949t을 수출했고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지난해의 64.9%에 달하는 1만349t을 수출했다.

또 미국에는 3024t, 호주에는 1112t, 홍콩 1022t, 대만 887t을 수출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이들 국가에서 작년 한 해 수출량의 70.9∼81.2%를 달성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주요 식품기업의 김치 수출 실적도 상승세를 보였다. 김치 수출의 최전선에는 대상의 종가집 김치가 있다.
종가집 김치 [사진=대상 제공]
종가집 김치의 수출액은 2015년 2600만달러, 2016년 2900만달러, 2017년 3200만달러, 2018년 3700만달러, 지난해 4300만달러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3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올해 상반기 대상의 김치 수출액은 우리나라 전체 김치 수출액의 41%에 달한다.

대상은 현재 대만, 미국, 유럽, 일본, 홍콩 등 40여개국에 종가집 김치를 수출하고 있다. 대상은 김치의 세계화를 목표로 올해 안에 미국 현지에 김치 생산 공장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싱가포르, 유럽, 일본, 태국, 필리핀 등의 국가에 김치를 수출중인 CJ제일제당도 해외 수출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출량은 작년 동기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이 가운데 CJ제일제당의 대표 상품인 '비비고 포기김치'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80% 증가했다고 CJ제일제당은 밝혔다.
비비고 김치 [사진=CJ제일제당 제공]
풀무원은 미국에서 '나소야 김치'(Nasoya Kimchi)라는 브랜드명으로 김치를 판매하고 있다. 현재 나소야 김치는 월마트 등 대형 유통매장을 포함해 1만여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 풀무원은 지난해 5월 전북 익산에 준공한 풀무원 글로벌김치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김치 수출 후발주자로 꼽혔던 풀무원이 세계 최대 유통사 월마트에 입점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물류망이다. 풀무원은 1991년 미국에 진출해 교민 시장을 대상으로 두부를 제조, 판매하기 시작했고 2016년에는 미국 두부 1위 브랜드 '나소야'를 인수하면서 미국 전 지역 유통망과 물류망을 구축했다. 이와 더불어 두부로 연간 4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최대 두부 기업으로서 평판과 노하우도 높은 평가를 받은 요소가 됐다.

산지가 중요한 발효식품의 특성상 '한국산' 김치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풀무원은 미국 현지에서 김치를 생산하는 대신 전북 익산 풀무원 글로벌김치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국내 최초로 미국 월마트에 납품하는 풀무원 김치 [사진=풀무원 제공]
태국에서의 김치 열풍도 주목해야 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방콕 지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5월) 대(對) 태국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123%)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건강한 식사와 면역력 강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표 발효식품인 김치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이태원 클라쓰' 등 한국드라마가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극중에 나오는 김치가 현지인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도 주요한 이유라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2013년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가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한 후 김치가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며 "한류 열풍과 비건식품 시장 성장 등 김치사업을 본격 시작하는 입장에서 다양한 호재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