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물에 밥만?"…제주 어린이집 '부실급식 폭로'

전국 유치원·어린이집 급식소 위생 점검
"오전·오후 죽만 먹여"…폐기원칙도 무시

제지도 일부 어린이집에서 부실 급식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

제주도 내 일부 어린이집 급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구성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22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일부 어린이집 급식의 양과 질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부실 급식 사진을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초 전국 유치원·어린이집 설치 급식소에 대한 위생 점검에 나섰다. 제주지역 역시 어린이집에 대한 대대적인 위생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보여주기식 점검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실제 제공했던 급식과는 다른 내용의 급식 관련 서류를 한꺼번에 준비하는가 하면 그동안 아이에게 제공했던 음식 재로를 숨기고, 불량한 위생 상태를 덮기 위해 급식실을 청소하는 어린이집도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주지역 일부 어린이집에서 제공하고 있는 부실 급식을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적은 분량의 쌀밥과 작은 두부 한 조각만 들어있는 국, 생설살 조금과 잘게 썰린 깍두기가 담겨 있어 충격을 줬다.

제주지역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반찬은커녕 물이나 국에 밥만 말아 아이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노조는 특히 "제주 시내 한 어린이집의 경우 점검이 나오는 날을 제외한 1년 내내 아무런 반찬 없이 국이나 물에 밥만 말아 아이들에게 점심으로 먹이고 있다"고 폭로했다.

노조는 또 "다른 어린이집에서는 오전에도 죽, 오후에도 죽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조리 2시간 후 폐기 원칙도 무시하고 오전에 아이들에게 제공한 죽을 오후에 다시 데워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사태의 심각성을 견지하고 어린이집 급식과 관련한 시설 운영을 감시·개선하기 위해 어린이집 부실·불량 문제 신고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도 보건당국에 부실·불량 급식 관련 대책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보건당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현장 노동자로부터 직접 부실·불량 급식 사례를 신고 받아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고 보검당국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