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vs 이재명…때이른 '대선 전초전'에 전대 구도 혼미

이재명, 이낙연과 신경전 벌이다 숨고르기
친문 박주민 등장, '어대낙' 이낙연에 겹악재
더불어민주당 당권경쟁의 막이 올랐지만 정치권의 관심이 링밖의 잠룡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쏠리고 있다.이 지사가 대법원 판결로 기사회생하자마자 이낙연 의원의 신경을 건드리며 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빚어지면서 8·29 전당대회가 대선 전초전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둘러싼 두 사람의 신경전은 무공천을 주장한 이 지사가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 지사는 22일 페이스북에 "집권여당이 당규로 한 (무공천) 약속은 지켜야 한다"면서도 "원칙을 지키는 게 적폐세력의 귀환을 허용하게 된다면 현실(공천)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여기엔 '생환' 후 거침없는 행보가 전대 흥행은 물론 국정 난제가 산적한 여권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당 지도부의 개입과 이 의원의 공개 견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대표는 전날 당 고위전략회의에서 "(보선) 후보를 낼지 말지는 연말쯤 가서 결정하면 된다"며 "지금 얘기하면 (당이) 계속 얻어맞기만 한다"고 주의를 줬다.

이낙연 의원도 "공천 여부 결정은 연말쯤 될 것"이라며 "다른 일을 먼저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경우에 따라선 이 지사에게 조기 대권행보보다 경기도정에 충실하라는 충고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전대의 관심사가 이 지사의 등장으로 달라졌다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어대낙', 즉 '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밋밋한 화두가 이 의원이 이 지사의 견제 속에 후위그룹과 얼마나 격차를 벌리며 당권을 쥘 수 있느냐, 다시 말해 대선 경쟁력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로 바뀌었다는 얘기다.구체적 지표로 이 의원의 득표율이 50%를 넘을 수 있느냐를 경쟁력의 척도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까지 고개를 든다.

'세월호 변호사'로 불리는 친문 박주민 최고위원의 출마도 주류 표심 확보가 최대 과제인 이 의원에겐 돌발 악재가 됐다.

한 관계자는 "국민은 차기 당대표 선거보다는, 집권여당이 어떤 인물을 대선후보로 낼지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이 지사라는 장외 변수 돌출로 전대 판은 물론 향후 대권 전선이 새롭게 짜여버린 셈"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