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행인 생명 구한 사람 찾았다…아산병원 간호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근무, 백모 간호사
"쓰러진 남성에 본능적으로 달려가…회복 다행"
지난 18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쓰러진 70대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 목숨을 구한 간호사(붉은색 원)를 찾았다. 해당 간호사는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에 근무하는 백모 간호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울산 도심 길거리에 쓰러진 70대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구하고 사라졌던 간호사의 정체가 밝혀졌다.

울산 중부소방서는 자신의 선행이 언론에 보도된 사실을 알게 된 간호사가 소방서로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고 22일 밝혔다. 중부소방서에 따르면 편지의 주인공은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병동에 근무하는 백모 간호사로, 지난 주말 본가인 울산을 찾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성을 목격하게 됐다.

백 간호사는 지난 18일 오후 4시30분께 울산시 중구 성안동 옥교공영주차장 인근에서 갑자기 쓰러진 70대 남성을 발견해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119구급대가 도착하자 구조 활동을 도와 화제가 됐다.

중부소방서 측은 백 간호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지만 이름도, 연락처도 몰라 언론을 통해 백 간호사를 찾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백 간호사는 편지에서 "생각지도 못한 뉴스를 보고 많이 당황스럽고 부끄럽기까지 했다"면서 "친구들과 거리를 걷던 중 건너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성을 보고 본능적으로 달려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맥박이 잡히지 않고, 호흡도 비정상적이어서 4~5분간 심폐소생술을 했는데 119가 빨리 도착했다"면서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그분이 소중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작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119에 신고해 주신 다른 시민과 현장에 빠르게 도착한 119 대원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지체 없이 현장에 빠르게 도착해 응급처치를 서둘러주셨던 119 대원분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좋은 소식을 듣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간호사는 "중증환자들이 여러번 제세동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가족 곁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항상 아프고 무거웠는데 쓰러진 남성이 안정적으로 회복중이라고 하니 이제야 무거웠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앞으로 그날의 긴박한 순간을 잊지 않고, 제가 담당하는 암 환자 한분 한분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드릴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간호하겠다"고 전했다.

울산 중부소방서는 향후 백 간호사에게 하트 세이버를 증정할 예정이다. 하트 헤이버는 심장 박동이나 호흡이 멈춘 환자를 심폐소생술 또는 자동신장충격기 등으로 소생시킨 사람에게 주는 인증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