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이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요구…단호히 대처"

홍콩보안법·남중국해 긴장 속 갈등 극한 고조
중국 외교부가 미국으로부터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22일 밝히면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21일 미국이 갑자기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잘못된 결정을 즉각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이 고집을 부린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조치에 대해 "일방적인 정치적 도발로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중미 관계를 의도적으로 훼손했다.중국은 미국의 난폭하고 부당한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으로 단기간에 휴스턴 총영사관을 폐쇄하라는 것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조치가 이례적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미국 측은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왕 대변인은 미국이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한 이유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중국은 시종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으며 침투와 내정간섭은 중국 외교의 전통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으로 미뤄 미국은 휴스턴 총영사관이 침투나 내정간섭에 관여했다는 점을 들어 폐쇄를 요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최근 중국이 미 대선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으며 악의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미국 측의 통보를 받고 곧바로 중요 문서 소각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은 21일(현지시간) 저녁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뜰에서 서류가 소각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휴스턴 경찰은 트위터 계정에서 총영사관에서 연기가 관찰됐으며 경찰관들이 영사관 내로 진입을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의 홍콩보안법 시행과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으로 양국이 격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왕 대변인은 폐쇄 시한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날 앞서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에 72시간 이내에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을 폐쇄하라는 요구를 했다면서 "이는 미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은 이미 하한선이 없어 보인다"면서 "미국 정부는 정말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비꼬았다.

왕 대변인은 미국에 대해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미국이 지난해 10월과 지난 6월 2차례에 걸쳐 중국 외교관에 대해 제한 조치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측이 여러 차례 외교행낭을 동의 없이 열어보고 중국 공무 용품을 압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중 미국 대사관 인력이 오랫동안 침투 활동을 해왔다면서 "누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했는지, 누가 침투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왕 대변인은 아울러 "미국이 미중 관계가 대등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핑계일 뿐"이라면서 "사실 공관 수와 외교관 수는 미국 쪽이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