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에 색깔론 꺼내든 태영호 "사상 전향 언제 했는가"

태영호 "주체사상 버렸다고 한 적 있는가"
이인영 "사상 전향 여부 묻는 것 온당치 않은 질의"
"남쪽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3일 진행된 가운데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사진)이 지속적으로 이인영 후보자에게 '사상검증'을 하고 나섰다.

태영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저는 이번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후보자 삶의 궤적을 많이 봤는데 사상 전향을 했는지 찾을 수 없었다"며 "후보자도 언제 어디서 이렇게 '나는 주체사상을 버렸다'고 한 적 있는가"고 지적했다.

이인영 후보자는 이 같은 태영호 의원의 질문에 "전향이라는 것은 태영호 의원처럼 북에서 남으로 온 분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제가 남에서 북으로 갔거나 그런 사람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그런 저에게 사상 전향 여부를 묻는 것은 의원님이 저에게 청문위원으로 물어봐도 온당하지 않은 질의라 생각한다. 남쪽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아직도 주체사상을 신봉하느냐는 묻는 질문에는 "그 당시에도 신봉자는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사상 전향을 강요하거나 추궁하는 행위로 오인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태영호 의원은 또 "1980년대를 북한에서는 남한에 주체사상 신봉자가 많다고 했다"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라는 조직 구성원들은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남조선을 미제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충성 의지를 다진다고 했다더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마친 뒤 선서문을 들고 송영길 위원장에게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이인영 후보자(사진)는 "그런 일 없었다"며 "전대협 의장인 제가 매일 아침에 김일성 사진을 놓고 거기서 충성맹세를 하고 주체사상을 신봉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빨갱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봤는가"라는 태영호 의원의 질문엔 "사람들 속에서 들어봤고 정권이 저를 용공세력으로 지목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했다.

논쟁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영호 의원은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다"며 "태영호 의원은 진정성은 알겠으나 이런 부분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