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작년 대외무역량 3년 만에 반등…시계 수출·곡물 수입↑

코트라 보고서…"기저효과 덕, 여전히 유엔제재 전의 절반 수준"
지난해 북한 대외무역(남북교역 제외) 규모가 전년보다 14.1% 증가한 32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북한 대외무역량은 2016년 이후 3년 만에 반등했지만, 이는 전년도 급격한 교역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UN 제재가 본격 시행되기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23일 코트라의 '2019년도 북한 대외무역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수출은 전년 대비 14.4% 증가한 2억8천만달러, 수입은 14.1% 증가한 29억7천만달러로 나타났다.

무역 적자는 26억9천만달러로 전년(23억6천만달러)보다 14.1% 늘어나 무역수지는 악화했다.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과 교역도 늘었다.

북·중 교역 규모는 전년보다 13.6% 증가한 30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북한 전체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95.8%에서 2019년도 95.4%로 소폭 축소됐지만 2년 연속 95%를 넘겨 높은 무역의존도를 기록했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 베트남, 인도가 북한의 2∼4위 교역국에 이름을 올렸다.

베트남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는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했다.

다만 중국, 러시아를 제외한 10위권 국가가 북한 대외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1%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2017년에 채택된 UN 결의안에서 대북교역 제재품목을 대폭 늘리면서 결의안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경공업 제품이 2018년부터 북한의 주요 교역품목으로 자리 잡는 양상도 뚜렷해졌다.

북한 최대 수출품목은 시계 및 부분품으로, 2018년 1천533.7% 증가율을 기록한 데 이어 2019년에도 57.9% 증가세를 이어가며 수출 1위 품목에 올랐다.

가발이 포함된 조제우모·솜털 및 그 제품 수출은 2년 연속 40.9% 늘어나며 수출 3위를 기록했다.

전시용 모형이 포함된 광학·의료기기·부품도 47.5% 증가율을 보이며 수출 5위 품목으로 급부상했다.

북한 현지 노동력을 활용한 임가공 제품이 광물성 연료를 대신해 북한 수출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북한 최대 수입품목은 원유·정제유 등 광물유로, 전체 수입의 11.7%를 차지했다.

식량부족 영향으로 곡물 수입이 전년 대비 242% 늘어나며 수입 5위를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코트라는 "지난해 전체 교역 규모가 반등하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5월까지 북한-중국 교역이 전년 동기 대비 많이 감소한 것을 봤을 때 올해 교역 증가세가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