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어 프랑스도 '中 화웨이 아웃'

佛, 화웨이 장비에 면허 제한
2028년 사실상 퇴출 수순

영국에 이어 프랑스도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사실상 퇴출하기로 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서방국가들이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프랑스 통신당국이 화웨이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의 면허 갱신을 거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한 통신사에도 면허를 내줬지만 면허 기간을 줄여 앞으로 화웨이 장비를 다른 회사 설비로 대체하도록 촉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프랑스 사이버보안국(ANSSI)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 통신사에 3~5년짜리 면허를 내줬다. 반면 에릭슨이나 노키아 장비를 사용한 경우 대부분 8년짜리 면허를 발급했다. 화웨이 장비의 면허 승인 기간을 짧게 적용해 화웨이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도록 한 셈이다. 소식통들은 “최근 몇 달 동안 프랑스 당국은 비공식적으로 통신사들에 화웨이 장비의 면허가 이후 갱신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2028년까지 프랑스 내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가 단계적으로 퇴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5G와 같은 새로운 통신기술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려면 최소 8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통신사가 화웨이 장비에 투자하는 위험을 감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3년짜리 면허는 단호한 거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최대 통신사 오랑주와 4위 통신사 일리어드는 이미 에릭슨과 노키아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2위 통신사 부이그텔레콤과 3위 알티스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통신사는 현재 4G 네트워크 장비로 화웨이의 장비를 쓰고 있는데, 5G 장비 공급업체로 다른 업체를 선택하면 기존의 4G 인프라도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영국은 지난 14일 내년부터 화웨이 5G 장비 구매를 중단하고 2027년까지 모든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