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영업익 5903억 '반토막'…해외 모든 시장서 판매 줄어

2분기 영업이익률 2%대로 곤두박질

내수선 판매 소폭 늘었지만
셧다운에 유럽·인도 '직격탄'
기아차 영업익 1451억 73%↓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시장 붕괴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다임러와 포드 등 글로벌 경쟁사들이 잇따라 적자를 낸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네시스가 현대차 버팀목

현대차는 지난 2분기 매출 21조8590억원, 영업이익 5903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8.9%, 영업이익은 52.3%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2.7%로 전년 동기(4.6%) 대비 1.9%포인트 떨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크게 줄었고,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시장의 성장과 신차 판매 호조 등으로 감소폭은 예상보다 작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70만3976대의 차량을 팔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3% 줄어든 규모다. 대신 한국 시장 판매량은 12.7% 늘었다. 한국을 제외하면 모든 시장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서유럽(-56.9%)과 인도(-65.8%) 등이 심각했다.

그랜저와 제네시스 GV80 및 G80 등 고가 차량 판매 증가도 영업이익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은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한 차량 가운데 제네시스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분기 2.4%에서 올 2분기 5.4%로 늘었다.기아차는 더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 2분기 매출은 11조36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 줄었다. 영업이익은 1451억원으로 작년 2분기 5336억원에서 72.8% 급감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한 고수익 차량 판매 비중을 늘리고 고정비를 일부 줄였지만, 판매 급감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설명이다. 영업이익률도 작년 2분기 3.7%에서 올 2분기 1.2%로 내려갔다.

기아차도 국내 시장에서는 성장했다. 국내 판매량은 작년 2분기 대비 26.8% 늘었다. K5, 쏘렌토, 셀토스 등 신차가 잘 팔린 결과다. 하지만 북미(-40.3%), 유럽(-50.6%) 등 해외 판매량은 곤두박질쳤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보유한 현대차에 비해 고수익 차종이 많지 않아 실적이 더 나빴다”고 설명했다.

車시장 완전 회복은 2023년

현대·기아차는 2분기가 실적이 바닥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3분기부터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2분기 대비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적어도 2023년은 돼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이유다.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은 콘퍼런스콜에서 “국내 시장은 싼타페와 투싼, G70, GV70 등 신차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하반기 미국 시장에서도 상반기 대비 25%가량 판매를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과 쏘넷(인도 현지용 모델) 등 신차를 중심으로 하반기 실적 회복을 노릴 계획이다. 또 미국 및 인도 공장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병욱/김보형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