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가세…판 커진 '부동산 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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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계열사 우리자산신탁오피스 빌딩 등 부동산을 유동화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부동산 거래소’ 사업의 판이 커지고 있다. 주요 스타트업 컨소시엄에 대형 신탁사들과 4대 금융지주 계열사가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안 플랫폼으로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 하반기부터 각 거래소가 문을 열면 금융권 전체가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부동산 간접투자 플랫폼과 협약
국민·하나·신한 참여 컨소시엄
서울 오피스 빌딩 등 거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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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 각축전 벌어지나
다른 스타트업 두 곳도 사업에 먼저 뛰어들어 경쟁하고 있다. 각 컨소시엄에는 신한, KB, 하나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가 모두 참여했다.가장 진도가 빠른 곳은 카사코리아다. 이 회사 플랫폼은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컨소시엄에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이 들어갔다. 올 하반기 거래소를 열고 서울 도심 오피스빌딩 등 대형 물건을 주로 상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루센트블록도 이 분야 유망주다. 이 회사 컨소시엄에는 KB부동산신탁, 신영부동산신탁, 생보신탁, 무궁화신탁, 하나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경남은행, 대구은행이 참여했다. 이 회사는 도심 오피스 빌딩 외에도 공유 주거 빌딩, 지역 프로젝트성 부동산 등 다양한 형태의 건물을 상장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유주거 전문사인 MGRV와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금융사들이 잇따라 이 사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것은 대안투자시장으로 가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부동산 매매 수요는 여전하지만 규제가 급격히 강화되면서 거래가 막혀 있다. 저금리로 유동성은 넘쳐난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갈 곳 잃은 돈’이 계속 늘고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거래소가 문을 열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을 수 있다는 게 금융사들의 판단이다. 부동산 거래소 컨소시엄 관계자는 “소액만으로도 부동산을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다는 게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라며 “4대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모두 사업에 뛰어든 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소람/송영찬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