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명소로 떠오른 '카페형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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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필 기자의 슬기로운 커피생활 4 - 카페형 편의점의 등장서울 동작대교 남쪽 끝에 자리잡은 구름·노을 카페. 이곳 창밖으론 여의도 63빌딩부터 잠실까지 풍광이 펼쳐진다. 이를 보며 데이트를 즐기려는 커플들이 줄을 이었다. 젊은 남녀보다는 중년 커플이 더 많았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 6000원, 라떼가 6500원으로 주머니가 얇은 청춘남녀들에겐 부담스러운 가격이었기 때문이다. '중년 취향의 라이브 카페 같다'는 말도 나왔다.
가성비 커피 앞세워 커피전문점 도전
리버뷰, 씨뷰 등 갖춘 명당에 자리잡기도
이마트24 동작 노을카페점, 한강 조망
세븐일레븐은 1인 침대소파 자리도 운영
가장 달라진 것은 커피다. 서울 연남동 유명 카페 '페이브'와 협업해 싱글오리진 원두 커피를 판매했다. 커피 가격도 한 잔에 3500원으로 낮췄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스무디킹의 과일 음료도 맛볼 수 있다. 2만원짜리 와인 한 병을 사면 와인잔을 빌려주기도 한다.전망이 좋은 카페는 커피 가격이 비싼 편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5000원 이상을 받아도 '자릿값'이 포함돼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전망이 좋고 편안한 좌석까지 갖춘 '카페형 편의점'들이 생겨나면서 자릿값에 대한 고정관념을 흔들고 있다. 이런 곳에선 한 잔에 2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며 편안한 좌석에 앉아 좋은 경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만 알고 싶은 아지트'같은 카페형 편의점도 늘고 있다.
편의점 본사들이 최근 몇 년간 추진하고 있는 '광개토 프로젝트' 덕분에 카페형 편의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편의점들은 서울 등 대도시권 과밀화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자 상가 옆 점포를 추가 임대해 평균 66㎡인 점포 면적을 두 배(132㎡)로 늘리는 등 편의점 대형화에 나섰다. 점포 수를 늘리지 못하게 되자 기존 점포 면적을 늘려 매출 극대화를 노린 것이다. 넓어진 공간에 책상과 의자를 들였고, 커피 메뉴를 강화했다. 평균 40초에서 1분 남짓이던 편의점 방문객 체류시간도 길어졌다. 오래 머무르며 커피와 군것질 거리를 여러 번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생겨났다. 카페형 편의점의 식음료 매출 비중은 일반 편의점 대비 두 배가 넘는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