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묵힌 공연부터…국립극장 '20/21 시즌제' 발표

오는 9월~내년 6월, 신작 23편 등 총 49편 무대 올려
국립극장이 24일 '20/21 레퍼토리 시즌제'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손인영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정구호 연출가, 김광보 연출가, 김철호 국립극장장, 유수정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한승석 음악감독, 임준희 작곡가, 김성진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국립극장이 24일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무대에 올릴 '레퍼토리'를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 상반기에 열리지 못한 작품들을 우선 무대에 올린 후 신작 20여 편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극장은 오는 9월 17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신작 23편, 레퍼토리 7편, 상설공연 14편, 민간단체와 공동주최하는 작품 5편 등 총 49편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 시즌제 발표를 통해 코로나19란 위기에도 공연예술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이라며 "내년 해오름극장 재개관에 맞춰 공연 생태계에 숨을 불어 넣는 공공기관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극장 산하 공연단체들은 올해 코로나19로 미뤄진 공연부터 무대에 올린다. 국립창극단은 창극 '아비방연'과 '트로이의 연인들'을 각각 오는 10월과 12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무용단은 9월 1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신작 '다섯 오'를 올린다. 이번 시즌의 개막작으로 지난해 11월 부임한 손인영 예술감독이 처음 내놓는 안무작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오는 9월 창작 곡들을 다시 조명하는 공연을 연다. 정치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가 함께한다. 이어 10월에는 한국 정통 시조를 합창으로 옮긴 '시조 칸타타'를 공연해 내년까지 총 10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성진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은 "지난 25년간 관현악단이 내놓은 창작곡 100여 편 중 정 지휘자가 4편을 골라 무대에 올린다"고 설명했다.

세 예술단체가 협연하는 기획공연도 준비했다. 올해 12월 춤과 소리, 악기들을 조화롭게 배치한 '명색이 아프레걸'(가제)을 선보인다.

내년 4월 새단장을 마치는 해오름극장(1563석)에 올릴 작품들도 이날 소개됐다. 국립무용단의 '제의'를 시작으로, 국립창극단은 내년 6월 창극 '귀토'(가제)를 해오름극장 무대에 처음 올릴 예정이다. 국립관현악단은 창작 음악축제 '이음 음악제'를 내년 4월 일주일 동안 연다. 국립극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될 상황을 고려한 대책도 마련했다. 관객들이 특정 공연날에 몰릴 것을 피하기 위해 시즌제 티켓을 두 차례에 나눠 판매한다. 올해안에 펼쳐질 공연을 대상으로 시즌제 1차 티켓을 우선 판매한다.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온라인 공연의 저작권 보호에도 나선다. 국립극장은 법률가, 예술가, 영상 유통업체 대표, 제작자 등을 섭외해 '공연영상화 자문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다. 올해안에 영상화 사업안을 발표하고 내년에 실황 영상을 직접 제작·유통할 방침이다. 김 극장장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로도 콘텐츠 유통 경로를 구축할 것"이라며 "민간 예술단체와 협업하기 위한 '공연영상화 자문위원회'도 구성해 저작권 보호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