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사용료 갈등 해결하려면 통신사 국제 네트워크망 투자 늘려야"

김현경 서울과기대 교수가 23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디지털 강국 도약을 위한 네트워크 정책' 콘퍼런스에서 토론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글로벌 디지털 강국 도약을 위한 네트워크 정책' 콘퍼런스를 23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에메랄드 홀에서 열었다. 이번 행사는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김영식·이영 미래통합당 의원실, 한국경영과학회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공동으로 마련했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와 통신사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간의 망사용료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ISP의 국제망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ISP는 국제망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1계위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해외 콘텐츠를 들여오기 위해서는 비싼 국제망 접속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모가 유사한 ISP 사이에서는 트래픽 정산을 하지 않지만, 규모가 다른 경우 작은 ISP가 더 큰 ISP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국제 규약이다. 김 교수는 "지난해 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은 8조540억원으로 설비투자비용과 맞먹고 연구개발(R&D) 투자액의 10배에 이른다"며 "국내에서 점유율 확장을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기 보다는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위한 설비 구축이라는 본연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철 앨라배마주립대 교수는 망중립성의 완화가 소규모 콘텐츠 스타트업에게 불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코노미석 승객의 수속이 많아 지연될 때 비즈니스석의 상대적 가치가 올라가는 상황을 예로 들며 망중립성이 사라지면 망 전체에 대한 투자는 떨어지고 고급망에 대한 투자만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해외 시장에서 인기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도 현지 ISP에 불리한 지위에 놓여 망사용료 측면에서 글로벌 전략에 제약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ISP가 글로벌 상위 사업자가 되도록 하는 네트워크 정책이 필요하고, 이는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왓챠는 올 3분기 일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