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금호·아시아나에 "인수상황 재점검, 재실사 요구"

"4월 초부터 15차례 재점검 요청했으나 자료 제공받지 못해" 주장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했던 정몽규 HDC 회장. (자료 한경 DB)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상황 재점검을 위한 재실사를 요구했다.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4일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지난 24일 회신했다"고 밝혔다.금호산업이 HDC현산측에 지난 14일 '아시아나 M&A 관련 계약서에 명시된 주요 선행조건이 마무리됐으니 계약을 종결하자'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데 대한 회신이라는 설명이다. 회사측은 이번 공문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표명했다면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가까운 시일 안에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HDC현산 측은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됐는지 여부를 합리적으로 확인하려면 인수 계약의 기준이 되는 지난해 반기 재무제표 대비 부채와 차입금이 급증했다는 점을 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당기순손실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올해들어 큰 규모의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이 매수인의 사전 동의 없이 진행된 점, 부실 계열회사에 대한 대규모의 자금지원이 실행된 점도 짚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매각 작업에 차질이 생긴 아시아나항공.(사진=뉴스1)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4월 초부터 지금까지 15차례 정식 공문을 발송해 재점검이 필요한 세부사항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달했지만, 지금까지 충분한 공식적 자료는 물론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재점검 요청사항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의 2019 회계연도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부적정인 점과 부채가 2조8000억원 추가 인식되고 1조7000억원 추가차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포함됐다. 또한 영구전환사채의 추가발행으로 매수인의 지배력 약화가 예상되고 계열사 간 저금리 차입금 부당지원 문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등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봤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4일 계약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거래종결일을 지정해 컨소시엄에 통보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HDC현산측은 "이번 공문에서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며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거래종결을 요구하는 것은 계약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해제권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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