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 두 달…사고 '속출'

역무원 폭행에 버스기사 물어뜯기까지
사진=연합뉴스
지난 달 서울 광진구에서 마스크 없이 마을버스를 탄 50대 남성이 버스 기사와 승객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마스크를 쓰라"고 요구한 승객과 시비가 붙은 이 남성은 싸움을 말리는 다른 승객의 뺨을 때리고 침을 뱉은 데 이어 도망치려던 자신을 잡은 기사의 목덜미를 물어 다치게 한 혐의다.

지난 5월 26일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된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과 관련한 폭언·폭행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서울시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두 달간(5월 26일~7월 21일) 시내버스에서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운전기사에게 폭언을 하거나 승객간 다투는 사고가 총 162건 발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하루에 3.2건 꼴로 관련 사고가 난 것이다. 운전 기사를 폭행하는 등 업무 방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례는 23건에 달했다.

지하철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을 신고하는 민원이 두 달 간 총 1만6631건 접수됐다.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는 역무원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한 경우도 5건이나 발생했다. 최근 인천에서 의정부로 향하는 지하철 1호선 전동차에선 한 여성 승객이 마스크를 써달라는 요구를 받은 후 주변 승객의 머리를 가방으로 내리치는 등 난동을 부리다 체포된 데 이어 부산에선 60대 남성이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는 도시철도 보안관을 폭행하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다툼과 폭언‧폭행 사고가 지속됨에 따라 서울시는 마스크 착용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특별대책을 실시키로 했다. 승객들이 휴대전화로 마스크 미착용 승객을 즉시 신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선처없이 제재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내달 3일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또타지하철'에 마스크 미착용 승객을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신고가 들어오면 지하철보안관이 출동하고 보안관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마스크 착용 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도 벌인다. 서울시와 버스조합, 65개 시내버스 회사 및 139개 마을버스 회사 등에서 약 2400명이 참여해 '마스크 의무 착용'을 알리는 집중 캠페인을 전개한다. 지하철 역사‧열차, 버스와 버스정류소의 영상매체를 통해 ‘마스크 의무착용’ 홍보‧안내를 송출할 계획이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갈등을 방지하고, 승객 불안을 줄이기 위해 위법 사안에 대해선 엄격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