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한 여당 대표의 '천박한 입' [조미현의 국회 삐뚤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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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수도 서울을 두고 '천박한 도시'라는 표현을 써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서울 한강에 배 타고 지나가면 저기는 무슨아파트, 한 평에 얼마"라며 "우리는 한강 변에 맨 아파트만 들어서 가지고는, 이런 천박한 도시로 만들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자국의 수도를 폄훼한 여당 대표의 발언이 믿기지 않았지만, 과연 이 대표가 말한 대로 서울이 '천박한 도시'인지 궁금했습니다. 세계 도시 경쟁력을 검색해 봤습니다. 지난해 12월 일본 도시개발 조사기관 모리메모리얼재단 산하 도시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서울의 경쟁력은 7위입니다. 이 조사는 세계 48개 도시를 대상으로 개인·자본·기업을 유치하는 경쟁력을 평가한 것입니다. 영국 런던이 1위, 미국 뉴욕이 2위였습니다. 이어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싱가포르 순이었습니다. 서울은 중국 베이징(24위)과 미국의 수도 워싱턴DC(31위)보다도 앞섰습니다. 진보 진영에서 선진국으로 꼽는 북유럽 국가 핀란드의 헬싱키는 28위에 그쳤습니다.
서울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올까요?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자원이 서울에 초 집중돼 있기 때문일 겁니다. 서울에는 우수한 기업과 인재, 자본, 인프라 등이 모여 있습니다. 여당은 서울을 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주범으로 지목하지만, 동시에 세계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이유입니다. 당연히 집값도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니까요.
민주당은 행정수도 이전을 통해 세종시를 제2의 서울로 만들겠다는 복안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도시가 서울과 같다면 좋을 겁니다. 하지만 당장 서울처럼 만들 수 없는 건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인구를 강제로 이동시킬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이 가진 걸 다른 도시에 떼어주자는 게 여당의 주장입니다.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이지만, 결국 특정 지역에 혜택을 주는 방식입니다. 그 특정 지역은 여당 대표의 과거 지역구이자, 정치권에서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라고 여기는 곳입니다. 민주당은 "앞뒤 문맥은 생략한 채 특정 발언만 문제 삼는다"며 이 대표의 '서울 천박' 발언에 대해 언론 탓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4·15 총선 때에는 "부산은 올 때마다 초라하다고 느낀다"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당시에도 민주당은 이 대표의 '부산 초라' 발언을 처음 보도한 언론사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언론 탓을 했습니다. 이 대표의 발언이 서울과 부산 시민들에게 상처를 줄 정도로 '초라하고 천박'했는데도 반성은 없습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부산은 초라하고 서울은 천박하다는 이해찬, 오거돈과 박원순 시장 성추문에 대한 자기 반성인가"라며 꼬집었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자국의 수도를 폄훼한 여당 대표의 발언이 믿기지 않았지만, 과연 이 대표가 말한 대로 서울이 '천박한 도시'인지 궁금했습니다. 세계 도시 경쟁력을 검색해 봤습니다. 지난해 12월 일본 도시개발 조사기관 모리메모리얼재단 산하 도시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서울의 경쟁력은 7위입니다. 이 조사는 세계 48개 도시를 대상으로 개인·자본·기업을 유치하는 경쟁력을 평가한 것입니다. 영국 런던이 1위, 미국 뉴욕이 2위였습니다. 이어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싱가포르 순이었습니다. 서울은 중국 베이징(24위)과 미국의 수도 워싱턴DC(31위)보다도 앞섰습니다. 진보 진영에서 선진국으로 꼽는 북유럽 국가 핀란드의 헬싱키는 28위에 그쳤습니다.
서울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올까요?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자원이 서울에 초 집중돼 있기 때문일 겁니다. 서울에는 우수한 기업과 인재, 자본, 인프라 등이 모여 있습니다. 여당은 서울을 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주범으로 지목하지만, 동시에 세계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이유입니다. 당연히 집값도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니까요.
민주당은 행정수도 이전을 통해 세종시를 제2의 서울로 만들겠다는 복안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도시가 서울과 같다면 좋을 겁니다. 하지만 당장 서울처럼 만들 수 없는 건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인구를 강제로 이동시킬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이 가진 걸 다른 도시에 떼어주자는 게 여당의 주장입니다.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이지만, 결국 특정 지역에 혜택을 주는 방식입니다. 그 특정 지역은 여당 대표의 과거 지역구이자, 정치권에서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라고 여기는 곳입니다. 민주당은 "앞뒤 문맥은 생략한 채 특정 발언만 문제 삼는다"며 이 대표의 '서울 천박' 발언에 대해 언론 탓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4·15 총선 때에는 "부산은 올 때마다 초라하다고 느낀다"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당시에도 민주당은 이 대표의 '부산 초라' 발언을 처음 보도한 언론사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언론 탓을 했습니다. 이 대표의 발언이 서울과 부산 시민들에게 상처를 줄 정도로 '초라하고 천박'했는데도 반성은 없습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부산은 초라하고 서울은 천박하다는 이해찬, 오거돈과 박원순 시장 성추문에 대한 자기 반성인가"라며 꼬집었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