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국공 소방직 탈락 16명 재응시 '특혜논란'

인천공항 소방대 노동조합이 이달 1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공사의 졸속 정규직 전환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소방대 노조 제공
취업준비생들의 공분을 샀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의 공정성 논란이 또 발생했다. 공사가 전환직과 공개경쟁채용 대상자 총 211명의 직고용 전형절차에서 탈락한 16명에게 재응시 기회를 줬다. 공사는 재응시 기회 부여는 노·사·전문가 합의 결과에 따른 정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취준생들과 일반 응시생들은 불공정 특혜라며 항의성 글들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한 2017년 5월 이전부터 공항에 근무했던 비정규직 직원들은 비교적 간단한 적격심사(체력검정)를 통해, 이후 입사자는 필기·체력·면접 등을 일반 응시자와 경쟁을 통해 직고용된다. 이달 7~10일에 실시된 체력검정에서 전환직은 15명, 경쟁채용 대상은 7명이 탈락했다. 공사는 지난 21일 채용절차심의위원회를 열어 소명 신청자 총 22명의 사유를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위원회는 전환직 13명과 경쟁직 3명에게는 소방·체력훈련이나 업무수행 도중 부상을 입어 체력검정에 탈락했다는 사유를 인정해 재응시 기회를 부여했다. 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소방대 근무 중 발생한 공무상 부상에 해당하며, 치료 및 재활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이의신청 및 소명을 인정했다”고 말했다.공사는 이들을 대상으로 내달 체력 재평가를 치를 예정이나 일반 응시자들과 취준생들은 또 한번의 불공정 사례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공사 입사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 A씨는 “기존 소방대원에게만 다시 체력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불공정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인터넷 취업 커뮤니티 사이트나 댓글 등에는 “원칙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한 인국공 직고용은 공정을 찾아볼 수 없다” “개인사정 참작해 재시험 기회를 주는 공기업 채용시험도 있나” 등 항의성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근무 중 다쳐서 체력시험에 떨어진 소방대원을 구제해주는 게 맞다” “20㎏이 넘는 장비 짊어지고 화재진압 훈련하면서 부상을 입었는데 체력검정에 떨어졌다고 해서 해고시키는 것은 정의가 아니다”라는 반론을 올렸다. 소방대 노조 관계자는 “본사에 직고용되기 위해 10여 년 이상 생사고락을 함께 한 선후배 소방대원들과 헤어져야 하는 졸속 정규직 전환 추진은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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