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레드백 장갑차' 호주 5조시장 뚫는다

시제품 2대 출정식

방산 수출 역대 최대 수주전
독일 '링스'와 최종 경쟁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레드백 장갑차’(사진)가 호주군의 주력 장갑차 선정 사업에서 최종 관문을 앞두고 있다. 총 사업비가 5조원에 달하는 방산수출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 걸려 있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24일 호주 육군의 궤도형 장갑차 획득 사업을 겨냥해 개발한 레드백 장갑차 시제품 2대를 출고했다고 발표했다. 장갑차는 오는 28일 평택항을 출발, 호주 멜버른으로 향한다. 이번 시제품 납품은 호주군이 차세대 궤도형 전투장갑차 및 계열차량 8종 등 400여 대를 도입하는 ‘랜드 400 페이스 3’ 사업을 따내기 위한 최종 평가를 앞두고 이뤄졌다. 호주는 8조∼12조원의 전체 사업비 중 신형 장갑차 도입에만 5조원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디펜스는 지난해 9월 미국의 제너럴다이내믹스와 영국의 BAE시스템스 등 글로벌 방산기업을 꺾고 최종 후보 2곳 중 하나로 선정됐다. 한화디펜스는 호주 방위사업청과 450억원 규모의 성능시험평가(RMA) 계약을 맺고 시제품을 납품하게 됐다.

호주 현지에서 각종 성능 평가를 실시해 당초 조건으로 내건 요구사항을 충족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레드백은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 장갑차와 마지막 경쟁을 치르게 된다. 호주는 2022년께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차체 중량이 42t에 달하는 레드백 장갑차는 기동성이 우수하고, 지뢰와 총탄 공격에 대비한 특수 설계로 방호력을 대폭 높인 게 특징이다. 호주에 서식하는 독거미 ‘붉은배과부거미(레드백)’에서 이름을 땄다. 최고 속도는 시속 65㎞, 항속 거리는 500㎞, 엔진은 1000마력이다. 호주와 이스라엘 기술을 접목한 30㎜ 포탑과 대전차 미사일이 탑재됐다. 한화디펜스가 이번 수주를 따내면 국산 장갑차를 선진국에 대규모로 납품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날 출정식에는 이성수 한화디펜스 사장과 임직원들이 참석해 시험평가 지원팀의 성공적인 임무 완수를 기원했다. 이 사장은 “지상무기 체계 분야에서 쌓아온 역량을 결집해 반드시 최종 후보에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한국의 방위산업 기술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