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6개월' 바디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EPL 최고령 득점왕

바디, 아마 8부 출신의 '인간승리 드라마' 주인공…"자랑스럽다"
도움왕은 더브라위너…20개로 앙리와 '역대 최다 타이'
레스터시티의 골잡이 제이미 바디(33)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최고령 기록'과 함께 생애 첫 득점왕에 올랐다. 바디는 27일(한국시간) 38라운드로 막을 내린 2019-2020시즌 EPL에서 23골을 터뜨려 득점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최종전에서 골을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피에르-에므리크 오바메양(아스널), 대니 잉스(사우샘프턴·이상 22골)를 한 골 차로 따돌렸다.

1987년 1월 11일생으로, 만 33세 6개월이 넘은 바디는 2009-2010시즌 디디에 드로그바(당시 첼시·29골)의 32세보다 많은 'EPL 최고령 득점왕'에 올랐다. 그는 레스터시티 선수 최초의 EPL 득점왕이자, 2000년대 들어 해리 케인(토트넘·2015-2016, 2016-2017시즌)에 이어 두 번째 '잉글랜드 출신 EPL 득점왕'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바디는 아마추어 리그와 공장 일을 병행하며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워 EPL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한 '인간 승리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2002년 셰필드 웬즈데이 유소년 선수로 시작해 잉글랜드 8부리그의 아마추어팀인 스톡스브리지 파크 스틸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2007년엔 스톡스브리지의 1군 선수로 올라서 3시즌 동안 107경기에서 66골을 넣는 활약을 펼쳤다.

불과 30파운드(약 4만 6천원)의 주급을 받았던 그는 생계를 위해 오전에는 치료용 부목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고, 오후에 공을 찼다.

2010년 6월 핼리팩스 FC로 이적한 그는 2010-2011시즌 41경기에서 29골을 꽂는 등 기량을 뽐내 이듬해 5부리그인 플리트우드 타운으로 옮겼다. 이 팀에서도 한 시즌에 31골을 꽂아 2012년 5월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의 레스터시티로 유니폼을 입어 무대를 넓혀나갔다.

플리트우드 타운으로 옮길 때 15만 파운드, 레스터시티로 갈 때는 100만 파운드로 몸값도 점차 올랐다.
레스터시티 데뷔 시즌 4골을 기록한 바디는 2013-2014시즌 챔피언십에서 16골을 터뜨려 팀의 EPL 승격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꿈의 무대' EPL에 진입한 2014-2015시즌 리그 34경기 5골을 남긴 바디는 2015-2016시즌 24골을 폭발, 기적 같은 '레스터시티 우승 동화'의 주역으로 빛났다.

이후에도 매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그는 이번 시즌엔 10∼12월 8경기 연속 득점(11골) 행진을 펼치는 등 최고의 해결사로 우뚝 섰다.

그는 이날 팀이 마지막 경기에서 맨유에 0-2로 져 5위(승점 62)로 마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친 아쉬움을 득점왕 트로피로 조금이나마 위로받았다.

바디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시즌 우리가 이룬 것들이 자랑스럽다.

환상적인 선수들과 함께 유럽 대항전(유로파리그)에 나설 것이 기다려진다"고 시즌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시즌 도움왕은 20개를 쌓은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더브라위너(29)에게 돌아갔다.

20개는 2002-2003시즌 아스널의 티에리 앙리와 같은 EPL 한 시즌 최다 도움 기록이다. 더브라위너는 EPL 최다 도움 선수에게 '플레이메이커 어워드'를 처음으로 준 2017-2018시즌(16개)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