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온 스파이냐"…美 청두 총영사 부인에 中 네티즌 맹공격

대만 출신 '팔방미인'으로 한 때 중국인들 사랑 받아
중국이 미국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대한 보복으로 청두(成都) 주재 미 총영사관 폐쇄에 나선 가운데 대만 출신의 청두 주재 미 총영사 부인이 온라인상에서 중국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았다.

청두 주재 미 총영사관의 철수가 결정된 후 짐 물리막스 주청두 총영사의 부인 좡쯔이(莊祖宜) 씨(사진 왼쪽)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 글에는 7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원색적 비난이었다. 좡씨는 대만에서 태어나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가수이자 요리사, 푸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들불처럼 번지는 중국인들의 분노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한 중국 네티즌은 "스파이들은 이 나라에서 나가라. 너의 남편과 부하들이 티베트와 신장(新疆)에 관해 스파이 짓을 해왔다는 것을 몰랐냐"는 댓글을 달았고, 2만여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다른 네티즌들도 "스파이야, 여기서 꺼져라. 돌아오면 두들겨 팰 것이다"라고 위협하기도 했다.중국 네티즌들은 좡씨가 과거 올렸던 글을 겨냥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 좡씨는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피해 두 아들과 함께 청두를 떠나면서 "2차대전 당시 나치를 피해 집을 떠나던 유대인의 모습이 이와 같지 않았을까. 고조된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한다"는 글을 올렸고,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의 상황을 어떻게 나치 지배하의 독일과 비교할 수 있느냐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네티즌들은 좡씨가 "일주일 간 남편과 대만에 머무르며 우육면을 먹지 못해 너무 아쉽다", "청두 우육면은 대만 우육면보다 맛이 별로다"고 했던 글들까지 언급하며 그를 “스파이”, “대만 독립주의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