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선 대접받는 화웨이폰…중국시장 점유율 역대 최고

2분기 46%…작년보다 13%P↑
애국주의 열풍이 소비 불 지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올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상 최고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전방위 규제를 가하면서 중국 소비자가 ‘애국’을 이유로 화웨이 제품을 더 많이 찾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7일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2분기 판매량 기준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4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점유율 33%보다 1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올 1분기 점유율 39%에 비해서도 7%포인트 높아졌다.화웨이의 2분기 점유율은 2~4위인 비보(16%), 오포(15%), 샤오미(9%)를 모두 합친 것을 뛰어넘는 수치다. 2분기 중국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17% 줄어든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화웨이는 중국 내 상위 5개 스마트폰 업체 중 유일하게 1분기보다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비보는 1분기 18%에서 2분기 16%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오포(17%→15%)와 샤오미(10%→9%)도 각각 2%포인트, 1%포인트 하락했다.

톱5 기업 중 유일한 해외 기업인 애플은 2분기 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6%)보다는 높아졌지만 올 1분기(10%)에 비해선 소폭 낮아진 것이다.

중국 5세대(5G)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은 더욱 압도적이었다. 2분기에 6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중국 5G 시장은 화웨이를 비롯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업체가 전체의 96%를 장악한 것으로 조사됐다.화웨이는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로 구글모바일서비스(GMS)를 탑재하지 못하면서 유럽과 인도, 동남아시아 등 기존 해외 시장에선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하지만 ‘텃밭’인 중국에선 자체 운영체제(OS)와 앱을 통해 입지를 더욱 탄탄히 하고 있다.

여기엔 최근 중국에서 불고 있는 애국주의 소비 열풍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가뜩이나 중국에선 자국 제품 선호 경향이 높은데 미국의 제재가 불을 지폈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한복판에 내몰리면서 중국에선 애국주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화웨이는 이에 맞춰 애국 마케팅을 적절히 활용해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이달 초엔 상하이 최대 번화가인 난징둥루에 연면적 5000㎡에 달하는 초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열어 안방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전문가들은 “해외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와중에 중국은 화웨이에 가장 중요한 시장이 됐다”며 “미국이 화웨이를 때릴수록 중국에서 화웨이 점유율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