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월 9900원으로 과자 구독하세요"

롯데제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자 ‘디지털 전환’ 전략 강화에 나섰다. 제과업계 최초로 월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고 온라인 전용 제품을 앞당겨 출시하고 있다.

민명기 롯데제과 대표는 올 1월 전자상거래(e커머스) 조직을 확대하고 영업과 마케팅 부문 인력을 보강했다. 이후 온라인 단독 판매 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몽쉘 짝꿍팩’ ‘마가렛트·카스타드·몽쉘 히어로팩’ ‘칸쵸&씨리얼 짝꿍팩’ ‘흔한남매 한정판 과자세트’ 등이다.

지난달에는 제과업계 최초로 월 9900원에 무작위로 과자를 배송해주는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를 선보였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모집 3시간 만에 200명이 마감됐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반응이 좋아 앞으로 구독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롯데제과 e커머스 부문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1월부터 6월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보관, 배송의 문제로 온라인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아이스크림, 냉동빵의 매출이 20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롯데제과는 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로 마트, 슈퍼마켓보다 e커머스 중심의 유통 판매 채널의 변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온라인 자사몰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사내 자사몰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장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전략적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소비가 위축된 코로나19 확산 기간에 제과 시장에서 성장한 카테고리가 스낵이었다는 점에 착안해 오랜 기간 준비해왔던 ‘베이크드 스낵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다. 공기로 구운 스낵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에어베이크드’를 출시했다. 지난 6월 선보인 이 제품은 한 달 만에 30억원어치가 팔리는 등 인기가 높았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오트밀 브랜드 ‘퀘이커’에도 힘을 실었다. 백종원더본코리아 대표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데 이어 백 대표와 공동 개발한 제품을 출시했다. 퀘이커는 매출이 작년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다.민 대표는 임직원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뉴노멀’을 정립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민 대표는 “최근 시대를 나누는 기준을 코로나 이전과 이후, 즉 BC(Before Corona), AC(After Corona)로 표현할 만큼 코로나19는 거대한 변화를 몰고 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제과업계 1등이라는 기존 BC 시대의 영광을 접어두고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을 통해 코로나 시대에 맞는 뉴노멀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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