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늄 추출 일본 핵연료 재처리공장 안전심사 정식 합격

사용처 불분명한 상태에서 핵무기 원료 추출은 모순 지적도
일본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공장이 29일 당국의 안전 심사에서 정식 합격 판정을 받았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이날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한 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공장의 안전 대책이 새로운 규제 기준에 적합하다는 내용의 심사서를 채택했다고 교도통신과 NHK가 보도했다.

아오모리(靑森)현 롯카쇼무라(六ヶ所村)에 있는 핵연료 재처리 공장은 일본 '핵연료 주기' 정책의 핵심 시설이다.

전력회사 등이 출자한 사업자인 니혼겐엔(日本原燃)은 내년 상반기 재처리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나, 상세한 공사 계획의 심사 등이 남아 있어 공장 가동 시기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의 핵연료 재처리 공장은 1993년에 착공해 당초 1997년에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동일본 대지진 등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24차례나 완공 시기가 연기됐다.

지금도 재처리 공장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의 사용 계획이 불투명하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일본의 핵연료 주기 정책은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 추출한 플루토늄을 혼합산화물(MOX) 연료로 다시 이용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혼합산화물을 연료로 하는 고속증식로 사업은 정체 상태다.
일본이 후쿠이(福井)현에 건설한 고속증식로 '몬주'는 1995년 나트륨 유출 사고, 2010년 노내중계(爐內中繼)장치 낙하사고, 2012년 기기 점검 누락 발각 등의 문제가 이어져 2016년 폐로가 결정됐다.

일본은 몬주의 후속으로 프랑스와 함께 2030년대 운용을 목표로 고속증식로 '아스트리드'(ASTRID) 개발을 추진했으나 사업이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다. 사용처가 분명치 않은데도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 핵무기의 원료이기도 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공장을 승인한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일본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원자력규제위의 재처리 공장 심사 과정에서 "핵연료 주기 정책은 파탄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의견이 규제 당국에 다수 접수됐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은 2018년 말 현재 플루토늄 45.7t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원자폭탄 수천개를 만들 수 있는 양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